직업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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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종말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9월 19일 2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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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피어슨/부키/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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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한국 사회에서 출신 대학은 여전히 사회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진학하면 훌륭한 직장에 다니며 부와 명예를 쌓을 기회가 비교적 쉽게 주어졌다. 안정적이고 좋다고 알려진 직업을 가지는 것이 정답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는 갈수록 국민들이 알게 모르게 설득력을 잃고 있는 중이다.

오늘날 자식 세대를 먹여살린 부모 세대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자리를 따라 얻는 것이 이상적이었던 상황도 뒤집히고 있다. 기존의 일자리는 점점 수가 줄고 근무 형태도 바뀌고 있다. 지금 초등학생들은 20년 뒤에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밥벌이를 하고 있을 거라는 전망이 여러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과학 기술의 고도화와 새로운 산업의 등장으로 말미암은 일련의 현상들은 우리를 역사상 어느 선조들도 겪어보지 않은 상황에 맞닿뜨리게 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다. 역시 직업관이 혼돈에 빠진 시대를 살고 있는 비즈니스 컨설턴트 테일러 피어슨은 전세계 사업가들을 업무 속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들의 사업 스토리와 업황을 간접 경험했다. 이를 통해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가 조우한 직업의 의미를 고찰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해 저서 '직업의 종말'을 펼쳐냈다.

그는 책에서 기존 직업 개념이 흐려지는 상황에 놓여 헤매는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과제'를 제시한다.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개념에 대한 그의 설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것이다. 최근 정보화, 기계화로 인해 사람들이 일자리를 많이 잃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한탄하지만 사실 이 같은 상황을 역이용할 수 있다는 것.

기술혁신은 유통 구조의 간소화, 생산 비용 절감, 새 시장 창출 기회 같은 요소를 제공했다.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길을 찾는데 필요한 시간과 부, 의미를 극대화하게 해준 것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관행을 답습하는 데 소비할 게 아니라 자신만의 진로를 개척해야 하는 바탕으로 삼아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우리가 스스로 옳다고 여기고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게다.

저자는 지구 각지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의 얘기를 듣고 스스로 정리한 결론을 이렇게 내놓았다. "지금처럼 개개인이 자유와 의미를 지향할수록 더 많은 부를 얻게 된 시대는 전무하다"고. 종종 회자되는 '돈 따라가다가 돈 잃는다'라는 구시대 교훈적 표현을 과학·경험적으로 증명했다는 얘기다.

거대한 부를 일궈낸 사업가들의 말은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 비현실적인 공상으로 느껴진다. 저 높은 곳에 위치한 듯한 그들은 우리와 다른 차원의 존재같이 여겨진다고 해도 비약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삶, 목표, 꿈은 늘 요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들이 몽상가의 배고픈 소망 쯤으로 여기는 '창업가 정신'에 대해 피어슨은 지극히 실용적임을 현실적인 근거로 설명한다.

다만 그는 눈 앞에 놓인 기회를 낚는 것은 전적으로 각자의 몫이라고 한다. 그에 따른 결과도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이전 세기의 패러다임에 따라 직장을 얻는 데 급급 하느냐, 창업가 정신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10년 후 모습이 달라진다고 역설한다. 책을 덮을 때쯤 독자들은 앞서 나온 희망적인 과제의 의미를 체감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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