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문영 컴앤스테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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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김문영 컴앤스테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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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하우스, 입주자에 좋은 경험 제공해야"
▲ 김문영 컴앤스테이 대표
▲ 김문영 컴앤스테이 대표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이달 두 돌을 맞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등장과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현재 회원수 32만명, 대여건수 285만건을 자랑한다. 카쉐어링 '쏘카'는 5년 만에 회원수 300만명을 돌파, 국내 자동차면허증 소지자 10명 중 1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자원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함으로써 그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예다.

공유경제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그 대상은 이동수단에서 우산, 세탁기, 사무실 등으로 무궁무진하게 확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공유 집, 일명 '쉐어하우스'다.

국내 최초로 쉐어하우스 플랫폼을 개발한 컴앤스테이의 김문영 대표를 만나봤다.

Q. 컴앤스테이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 컴앤스테이는 쉐어하우스 운영∙플랫폼 회사입니다. 쉐어하우스 물건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 쉐어하우스를 일일이 찾아 다니고 입주 상담을 하는데 드는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쉐어하우스 개념에 대한 정의는 나라나 기업에 따라 다른데, 컴앤스테이는 쉐어하우스를 집주인이나 법인이 집을 빌리거나 매입해서 입주자들에게 임대해주고 이후 관리까지 해주는 서비스로 정의합니다. 집주인이 자기가 거주하는 공간의 일부를 임대하는 것은 쉐어하우스와 다른 '룸쉐어'로 봅니다.

Q. 어떤 계기로 사업을 시작했는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 1999~2003년 일본에 살았습니다. 당시 일본에는 쉐어하우스란 말은 없었지만 개인공간을 가지면서 특정 공간을 공유하는 쉐어하우스 형태 주거 문화가 있었습니다. 저도 그런 곳에 살았고요. 그 때 한국에서 이런 주거 방식을 시도해봐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귀국해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2013년 한국에도 쉐어하우스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후 2013년 10월 쉐어하우스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월세나 전세로 집을 빌려서 다시 쉐어하우스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습니다.

그렇게 3개 지점을 오픈한 시점에 플랫폼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쉐어하우스 운영사의 경우 부동산 전공자나 건축, 인테리어 관련 전문가가 많은 데 반해 우리 팀엔 개발이나 기획 전문가가 많았거든요. 그렇게 플랫폼까지 확장하게 됐고 2015년 12월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Q. 지금은 쉐어하우스 운영과 쉐어하우스 플랫폼 사업을 병행하고 있군요. 지금까지의 사업 성과는 어떤가요?

== 쉐어하우스 운영의 경우 서울에서 12곳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직영점 수 기준으로 중간 이상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보면 2년 이상 장기 거주자가 많습니다. 재계약률도 70~80% 수준으로 높은 편이고요.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한 건 1년 반 정도 됐는데 지난달 기준으로 사이트에 등록된 물건은 300개 정도 됩니다. 사이트 방문자는 일 500~600명 정도고 페이지뷰는 5000 전후로 나옵니다. 플랫폼에서 나는 매출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Q. 쉐어하우스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 가성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은 비용으로 훨씬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이 분리돼 있어서 원룸보다 편의성이 높고요. 쉐어하우스엔 모든 가구와 가전이 준비돼 있기 때문에 혼자 원룸에 살면서는 구비하기 힘든 가전과 가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캐리어 하나만 갖고 이사를 다닐 수 있는 것이죠. 

최근엔 1~2주에 한번씩 주방 화장실 등 공용공간 청소를 해주거나 소모품을 교체해주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편의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컴앤스테이의 경우 주방 등 공공 공간 소모품을 제공하거나 애로사항 발생 시 중재 역할을 해주고 방역∙방충, 공공 공간 청소 등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각 지점별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개설해서 제가 직접 주요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입주자들과 소통합니다.

Q. 최근 쉐어하우스가 급격히 늘어난 것 같은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입주자들 인식 전환은 천천히 이뤄지고 있는 데 비해 쉐어하우스 공급은 갑자기 크게 늘어난 것이 사실입니다. 은퇴자 등을 중심으로 쉐어하우스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일각에선 일반 임대사업에 비해 수익률이 10~20%까지 높다고 잘못된 소문이 퍼진 모양이에요. 최근 수요가 급감한 게스트하우스들이 쉐어하우스로 전환한 사례도 상당히 많습니다. 

쉐어하우스 수익률은 대출 여부와 주택 마련 방식 등에 따라 다르지만 직접 운영하는 경우 10~12%, 위탁하는 경우 8% 수준을 예상하면 됩니다. 쉐어하우스도 공실 리스크가 있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되고요.

Q. 해외 쉐어하우스 시스템은 어떤 식으로 돼 있는지 궁금합니다.

== 유럽이나 북미 등은 쉐어하우스가 관리개념 없이 룸쉐어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고요. 국내와 제일 비슷한 건 일본입니다. 컴앤스테이가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것도 회사가 입주자 모집부터 관리까지 담당하는 일본의 쉐어하우스 시스템입니다.

독특하게 중국에선 샤오미 등 몇몇 기업이 투자해서 만든 대규모 창업희망 청년 전용 쉐어하우스가 있는데요. 입주자들끼리 사용하는 앱이 있어서 '1개월에 몇 번 이상 커뮤니케이션을 한다'와 같은 기준을 세워 두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퇴실조치 하기도 합니다.

일본이나 중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등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은 대형화와 서비스 고도화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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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억에 남는 입주자가 있나요?

== 쉐어하우스는 6개월 단위로 계약이 이뤄집니다. 올해 대학원을 졸업한 한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2013년 12월 입주해 중간에 인턴십 한번 떠난 것 빼고는 줄곧 우리 쉐어하우스에 살고 있어요.

입주자 전체적으로 보면 여성이 훨씬 많습니다. 모두 같은 집 입주자들끼리 모여 해외여행을 간다든지, 각자의 학교 축제 투어를 다닌다든지 하면서 재미있게 잘 지냅니다. 틈틈이 모여서 수다도 떨고요. 남성 지점은 12개 지점 중 1곳이 있는데 여성들에 비해 딱딱한 분위기이긴 합니다만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Q. 쉐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 어떤 의미일까요?

== 쉐어하우스 사업 준비하면서 집을 보러 다니면서 정말 열악한 곳에 사는 청년들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1인 가구 청년들의 주거 문제가 심각합니다. 집주인과의 사이에서 안 좋은 경험을 한 친구들도 많고요.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쉐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 집을 사는 게 가능한가, 그렇게 힘들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등 회의적인 시각도 많고요. 미래의 소유보단 현실에서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Q. 쉐어하우스의 성장 잠재력, 어떻게 보나요?

== 현재 쉐어하우스 시장은 연 100억원 규모로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향후 1인가구의 10% 정도는 쉐어하우스 거주자로 흡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시장 규모가 2000억원 가까이 커집니다. 수요는 충분하다고 보고요. 현재는 주 고객층이 젊은 미혼 여성이지만 향후 충분히 다양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계획은요?

== 플랫폼을 좀 더 공고히 하고 싶습니다. 야놀자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을 시작한 단계입니다. 프랜차이즈, 개인 대상 컨설팅∙교육, 인테리어, 입주자 관리 매니저 양성, 입주자 대상 서비스 등 많은 것이 가능합니다. 당분간 사업 확대 계획은 없습니다.

시장이 어느정도 확대되느냐, 언제 얼만큼의 수요가 확보되느냐가 중요한데요. 여러가지 창의적인 환경을 보거나 개인 주거의 질을 보거나, 개인의 네트워크 구축 풍토, 여가생활 추세를 보면 쉐어하우스는 수요가 늘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입니다. 입주자들이 쉐어하우스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올리는 게 관건입니다.

◆ 김문영 대표는?

광운대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릿쿄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 한국광고연구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대학 내 창업 지원 매니저로서 10년 가까이 활동했다. 현재 컴앤스테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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