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연예인 연루…숭의초 학폭 '어긋난 퍼즐(?)'
상태바
재벌·연예인 연루…숭의초 학폭 '어긋난 퍼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재훈의 늦었슈]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사태 관련 문건들. 목격자 증언과 사실관계, 현장 사진들이 비교적 상세히 담겨 있다.
▲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사태 관련 문건. 목격자 증언과 사실관계, 현장 사진들이 비교적 상세히 담겨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재판을 통해 하루 빨리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는 게 차라리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의 정신적 피해가 너무도 크다. 어른들의 잘못이다." (학교법인 숭의학원 관계자)

어쩌면 첫 단추부터 잘 못 꿴 건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설정해 놓은 결론을 향한 억지스러운 퍼즐 맞추기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재벌 총수 손자와 유명 연예인 아들 등이 가해자로 지목된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논란이 그렇습니다.

사안의 휘발성은 강력했습니다.

'갑질', '왕따', '학폭' 등 사회적 거대 이슈와 연장선을 그렸던 탓입니다. 호의호식하며 버릇없이 자란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으로도 비쳐졌습니다.

네티즌, 특히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은 공분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언제든지 내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기 이전임에도 '카더라'는 넘쳐났습니다. 정체 불명의 제보도 잇따랐습니다. 기자의 발길을 숭의초등학교로 이끈 계기가 됐습니다.

폭력에 사용됐다는 야구방망이를 본 순간 실소가 새나왔습니다. 길이 1m를 넘길까 말까 한 장난감이었습니다.

쥐어봤습니다. 가볍습니다. 속이 텅 빈 플라스틱 소재입니다. 안전을 고려한 듯 검은색 스폰지가 단단히 감싸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둔기(鈍器)'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발육이 남다른 힘 좋은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가 휘두른다면 물론 얘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키 130~135㎝ 전후, 몸무게 22~27㎏에 불과한 '꼬맹이들'이 그랬다는 사실이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요.

게다가 이불을 덮은 채 가격했다고 하니 물리적 충격은 거의 없었을 것이란 판단이 섰습니다.

사용된 도구와 충격 여부를 떠나 폭력에 부합하는 지가 중요한 만큼 관련 지점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수련회장에서 벌어진 사건 전후 스토리를 담고있는 수백 쪽 문건은 비교적 상세했습니다. 사건 현장 곳곳의 사진을 비롯해 다수의 목격담이 나열됐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것은 확인됐습니다. 가해 어린이 3명은 명확했습니다. 숨기려다 들킨 것이 아닌 스스로 손을 들고 담임선생님에게 고백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재벌 손자가 가담했다는 정황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복수의 목격자 증언이 궤를 함께 했습니다. '비뚤배뚤 손글씨'로 가득한 증언록에 허위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주목되는 대목은 수련회를 다녀온 이후의 풍경인데요. 이번 사안에 연루된 어린들 모두 지극히 평범한 일상들을 보냈습니다.

밝게 웃으며 더불어 노는 장면이 교내 CCTV(폐쇄회로화면) 곳곳에서 촬영됐습니다.

▲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사건에 사용된 장난감 야구방망이. (자료사진)
▲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사건에 등장하는 장난감 야구방망이. 자료사진
"만약 왕따가 있었고 폭력이 있었다면 이렇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허물없이 지낼 수 있겠나. 엄마나 아빠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벌써 얘기 했을 것이다.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조금 답답한 면이 있다."

일정 정도 공감되는 학교법인 숭의학원 관계자의 의견입니다.

수련회에 놀러간 아이들이 흥분된 감정에서 조금 격한 장난을 친 것으로 해석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없던 그 시절 한데 뒤엉켜 벌인 베개싸움과 질적 면에서 다르지 않다는 결론이 조심스럽게 도출됐습니다.

오래 전 기억을 더듬는 과정에서 사실이 일정 부분 확대·왜곡된 게 이번 사건의 최초 발화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이들의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가해자, 피해자, 둔기, 폭력 등 거친 단어를 대입한 어른들의 오판이 이번 사건의 중심을 가른다고 보여집니다.

억울한 피해자와 더 억울한 가해자를 양산한 사건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시작부터 어긋난 퍼즐 맞추기 끝에 일부 퍼즐이 남았다면. 처음부터 다시 맞춰 봐야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주체는 물론 어른들입니다.

컨슈머타임스가 입수한,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윤손하 씨 아들의 편지 사본을 고민 끝에 공개합니다.

'학폭'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지. 그래도 폭력인지, 여전히 악의인지, 처벌의 대상인지는 독자 판단입니다.

윤 씨 측이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 조치 하겠습니다. 가해·피해 아이들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자신들의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일종의 기피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예상치 못한 정서적 악영향을 어린이들에게 미칠 수 있기에 어른인 저 또한 조심스럽습니다.

▲ 배우 윤손하 씨 아들이 직접 작성한 편지 사본.
▲ 배우 윤손하 씨 아들이 직접 작성한 편지 사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능하제옇 2017-08-28 20:28:28
한국나이 10세 평균은 134.2, 31kg이네요. ㅋ 어른의 잘못된 시각 탓을 하면서 꼬맹이들이라 명명하다니 참 넌센스네요. 초3때 누구든 반에 쌈잘하는 애가 있었을겁니다. 어차피 '꼬맹이들'인데도 무서워했죠. 아이들을 돌보거나 할 때 고작 그 '꼬맹이들'의 주먹질과 발길질은 상상이상으로 아픕니다. 아이 돌봐본 적 없으신가요? 성인이 아플정도인데 애들이 느끼기에 어떨까요? 아이들은 적당히 힘조절이라는 걸 잘 몰라요. 자신의 힘을 제어할 정도가 되었을 때 글씨체도 정립이 되어가는 법이죠. 저건 단순히 삐뚤빼뚤한 글씨체가 아닙니다. 어른의 삐뚤빼뚤한 글씨체는 끝부분에 힘이빠져요. 저건 아예 힘이 꽉 들어차있습니다. 힘조절이 안 된다는거죠. 느낌표를 많이 쓰네요. 씩씩한 성격이죠. 힘조절 안되는 씩씩한성격ㅇㅇ

풉.. 2017-08-26 12:54:36
장난감으로 때리지도 않고 툭툭 건드리기만해도 기분 나쁘고 모욕적인데 두둔할걸 두둔해야지.. 저기 사진에 보이는 방망이도 내가보기엔 위협적이구만 무슨 장난감타령

초등엄마 2017-08-24 15:34:39
그래서요?여보세요!!!윤손하씨두둔인가요?저도 초등엄마예요~하지만 이건 언론이 가해자를두둔하는듯한 뉘앙스를풍기면 이건 윤손하씨나 또다른누구에게나 더 좋치않아요. 제발 가해자본인이 스스로 느끼게 벌받게하세요.세월은 흐르고 옛날과 지금은 모든것아틀려요. 왜 이문제만 옛날에 빗대 우리가 잘못 인지한것처럼 말하죠? 댁 자식이 피해자가되도 그러실수있을까요? 한번 당해보심알텐대요.. 언론인이시라고 함부로 글올라사니마세요.학교폭력은 댁같은 어른이 만든것이고 그런 어른이 아이들을 부추긴것입니다. 당하지않은사람은절대 절대 모릅니다....함부로 입놀리자마세요..

Orient 2017-08-24 06:54:41
학교는 학생들에게 수사기관? 또는 교육적 양육 기관? 학교의 학폭위는 전문법률기관이나 형사 기관이 아니다. 교사가 형사처럼 우리 아이들을 취조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신뢰'와 '사랑'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 않을까? 이번 대처가 언론에 대한 과잉반응으로 학교가 은폐와 축소의 장소로 변질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냉철하게 학교란 어떤 기관이며 이런 학교에서 학폭위의 역할을 재점검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학폭위가 자칫 학교 불신의 씨앗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정의사회 2017-08-20 11:01:18
기자님아, 밥은 먹고 사느겨?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