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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독점 막은 ‘파라마운트 판결’

양채열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admin@cstimes.com 기사 출고: 2017년 08월 17일 오전 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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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 영화 ‘군함도’의 스크린 독점이 문제가 되었다. 스크린 독점문제는 하나의 영화가 대부분의 스크린을 차지하여 다른 영화를 볼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며, 또한 독립·예술영화는 상영관을 찾지 못해 문화의 다양성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이유로는 배급사가 상영관도 소유하는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가 지목된다. 문제 해결을 위하여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를 혁파하는 독점타파 조치와 다양성 유지를 위한 스크린 쿼터 제도 등이 제기된다.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는 공동 소유관계를 통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에 일감몰아주기처럼 제 3자를 배제시키는 불공정으로 건전한 기업생태계를 해치는 측면이 있다. 미국에서는 1948년 연방대법원이 반독점 소송에서 메이저 스튜디오들에게 제조·배급과 상영관 운영을 겸영하지 못하도록 극장 매각을 명령했다. 

이 ‘파라마운트 판결’은 일종의 계열분리 명령으로 수직계열화를 혁파하고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을 변화시켰다. (변화의 영향에 대하여 입장에 따라 다른 평가를 하는 등 논란의 소지는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미국 파라마운트 판결 사례를 교훈으로 투자배급사가 극장을 갖고 있지 못하도록 상영관인 CGV와 롯데시네마를 각각 CJ E&M와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분리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 이슈는 인간의 취향과 관련된다. 영화는 직접 보기 전에는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대표적 상품이다. 경험재적 성격과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다수의 스크린을 선점하여 상영된 영화는 수요가 더 증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한 독립·예술영화는 설 땅을 찾지 못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문화적 다양성에 중대한 문제가 생긴다. 

식민지 유산인 브라질 커피와 가나의 카카오처럼 국가경제가 특정 상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취약한 경제구조인 모노컬처(monoculture)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위험분산을 통한 건전한 경제를 위해서는 다양한 작물을 재배가 필요한것처럼 문화의 다양성 유지를 위해서는 스크린 독점을 방지해 독립·예술영화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다.

관련된 내용으로 ‘고급·저급 취향’ 이슈가 있다. ‘고급·저급 취향’ 이슈는 공리주의자 존 스튜어트 밀(J. S. Mill)의 주장대로 행복의 계산하는 중요한 요소는 ‘양보다 질이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맥주 한잔과 피자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다른 사람은 세익스피어 연극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경우 행복의 질은 후자가 더 크다. “만족한 돼지보다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낫다”고 하는 주장과 일맥상통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각적 유혹에 약한 인간의 심리적 약점 때문에 더 좋다고 생각하는 고급문화보다 눈앞의 저급문화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고급문화를 지원할 인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체적 조치로 ‘동일영화 최대 점유 상한제’와 지원책인 ‘독립·예술영화의 최소 의무상영제’ 등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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