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얼어붙었는데 분양물량 오히려 늘어...소화불량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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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얼어붙었는데 분양물량 오히려 늘어...소화불량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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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 실종되고 집값 오름세 꺾였는데…내달 분양물량 작년의 3배
▲ 지난 11일 서울에서 문을 연 한 아파트 견본주택 현장
▲ 지난 11일 서울에서 문을 연 한 아파트 견본주택 현장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8.2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달 서울에선 오히려 작년의 3배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라 신규분양 소화 적체 우려가 나온다.

◆ 서울 아파트 매수 끊기고 가격 하락세로…청약시장도 썰렁

1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95.7로 지난달 말(148.7) 대비 5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매수우위지수가 77.5에서 66.4로 11.1포인트 내렸다.

매수우위지수는 KB국민은행이 시중 중개업소 3800여곳을 대상으로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더 많은지 조사해 산출하는 지표다. 지수가 100이면 매수자와 매도자가 동일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100보다 크면 매수 우위, 100을 밑돌면 매도 우위라는 의미다.

서울 매수우위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건 12주만이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인 5월 3째주부터 줄곧 100을 웃돌았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다가 지난달 마지막 주엔 148.7로 2006년 11월 첫째 주(157.4) 이후 11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수는 8.2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수직 추락했다.

특히 서울에서도 강남권 매수세가 눈에 띄게 얼어붙었다. 강남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말 150.0에서 지난주 93.7로 56.3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강북은 147.5에서 97.3으로 50.2포인트 떨어졌다.

8.2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역시 1년 반 만에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03%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작년 2월 마지막주(-0.01%) 이후 75주 만에 처음이다.

서초(-0.22%), 강동(-0.20%), 송파(-0.05%), 강남(-0.02%) 등 강남 4구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외에 양천(-0.03%), 노원(-0.01%) 등 대책 발표 직전 가격이 급등했던 10개구에서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청약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싸늘해졌다.

사실상 대책 이후 서울 첫 분양인 '공덕 SK리더스뷰' 견본주택은 11일 개관 당일 2700명, 12일 5500명 등 주말 사흘간 약 1만5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됐다. 대책 전 서울 아파트 견본주택의 개관 첫 사흘 방문객이 보통 3만명을 넘어섰던 점에 비하면 초라한 집객 성적이다.

◆ 냉담한 시장 분위기 불구, 내달 신규분양 급증

이처럼 경직된 서울시내 주택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내달 신규분양 물량은 오히려 급증할 전망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달 전국에서는 작년(1만3944가구)보다 50.60% 많은 2만100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수도권이 25개 단지∙1만1342가구로 전년 동기대비 180.7% 많고 5대 광역시가 7개 단지∙5558가구로 83.7% 많다. 지방 중소도시는 7개 단지∙4391가구로 오히려 36.1% 적다.

특히 서울에선 전년(701가구) 대비 237.1% 많은 2363가구(8개 단지)가 분양을 앞뒀다.

서초구 신반포6차를 재건축해 짓는 '신반포센트럴자이'(145가구)와 강남구 개포시영 재건축의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208가구)를 비롯해 가재울뉴타운 5구역의 '래미안 DMC 루센티아'(513가구), 홍은6구역의 '두산위브'(202가구), '장안 태영데시앙'(174가구) 등이다.

전문가들은 투기관리지구∙투기지역을 중심으로 침체된 주택시장 분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나 입지 면에서 두드러진 강점을 지니지 않은 한 이전처럼 무리 없이 소화되길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추가적인 대출 규제가 나올 수 있고 연말로 갈수록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등 시장 부담 요인이 많기에 시장 둔화 추세가 반전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청약시장에서 경쟁률이 낮아지는 건 불가피하지만 분양가격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성적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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