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개발사업자인 디에스디삼호가 토지개발사업 과정에 불법 '지분 쪼개기'를 통한 부당이득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신안건설사업은 지난 4월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디에스디삼호와 감정평가사의 주요 관계자들을 부동산실명법 위반과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고발했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16일 신안건설산업에 따르면 디에스디삼호는 경기 고양시 고양 식사2지구에서 불법 명의신탁으로 241명의 위장조합원을 만들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식사2구역 일대 땅 두 필지를 임직원 241명 이름으로 불법 명의신탁하는 일명 지분 쪼개기를 한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전체 조합원 547명 중 241명이 디에스디삼호 내부인으로 채워졌다. 임직원인 위장조합원에게 조합장과 이사, 대의원 등을 맡김으로써 조합을 장악했다.
디에스디삼호가 지분 쪼개기로 조합을 장악한 정황은 다른 사업장에서도 발견됐다.
신안건설산업은 디에스디삼호가 지분 쪼개기를 통해 고양 식사1지구에서 88명, 용인 신봉지구에서 80명, 김포 풍무지구에서 57명의 위장 조합원을 각각 만들어낸 것으로 파악했다.
용인 동천2지구에서는 디에스디삼호가 실제 임직원 11명을 동원, 법인이 구입할 수 없는 농지 약 2만9341㎡를 명의신탁 방식으로 취득했다가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신안건설산업 관계자는 "디에스디삼호는 자신이 참여해 추진하는 도시개발사업지에서 불법 명의신탁으로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개발조합을 장악해왔다"고 주장했다.
신안건설사업 측은 디에스디삼호가 조합을 장악한 뒤 자사에 유리한 환지계획을 수립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 관계기관이나 감정평가업체 등과의 결탁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게 신안건설산업의 입장이다.
신안건설산업은 자사가 40%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있는 고양 식사2지구에서 이 같은 디에스디삼호의 횡포로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식사2지구 사업은 디에스디삼호와 더불어 신안건설산업도 40% 지분을 갖고 조합원∙시행사로서 참여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식사2구역 조합은 2014년 7월 이사회를 통해 환지계획 수립을 위한 감정평가업체로 제일감정평가법인과 통일감정평가법인을 선정했다.
제일감정평가법인은 동일한 입지조건의 토지임에도 불구하고 디에스디삼호의 토지는 가격이 높은 표준지를 선정해 평가금액을 높게 산출했다. 신안건설산업 토지에 대해서는 가격이 낮은 표준지를 선정해 평가가격을 낮췄다.
또한 신안건설산업에 대해선 개발 전 토지의 가격을 낮게, 개발 후 배정되는 토지의 가격을 높게 감정해 거액의 증환지 대금을 내도록 했다. 반면 디에스디삼호에 대해선 개발 전 토지 가격을 높게, 개발 후 배정되는 토지 가격을 낮게 감정했다.
신안건설산업은 이에 따라 자사가 손실 본 증환지대금이 87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신안건설산업이 참여하지 않은 사업지에서도 불공정 환지계획 정황이 포착됐다.
디에스디삼호는 용인 동천2지구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부지 내 위치한 성심사회복지법인이 소유한 26필지∙6만3726㎡에 대해 감보율 없는 환지를 제공했다. 개발 전 땅과 개발 후 땅을 1:1 비율로 교환해주기로 했다는 의미다.
동천2지구의 경우 감보율이 평균 59.5% 수준이다. 100평의 개발 전 토지를 가진 조합원은 개발 후 토지 40.5평의 소유권만 인정받는 셈이다. 그런데 성심사회복지법인에 감보율 0%가 적용됐고 자연스레 다른 조합원들에겐 상대적으로 높은 감보율이 적용되게 됐다.
신안건설산업 관계자는 "성심사회복지법인 동의 없이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로 성심사회복지법인에 특혜를 제공하고 나머지 일반 조합원에게 과도한 환지비용을 전가했다"며 "이처럼 불공평한 환지계획을 용인시는 문제제기 없이 승인했다"고 비판했다.
디에스디삼호를 비롯해 감정평가업체들은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스디삼호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선 자사도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어 섣불리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사실 여부는 결과가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