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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보험신뢰도 왜 세계 꼴찌인가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admin@cstimes.com 2017년 08월 0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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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보험소비자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보험가입을 권할 때는 소비자를‘왕’처럼 대접하지만 보험금을 줘야 할 때는‘범죄자’취급 한다는 불만이다. 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는 보험금 청구가 정당한지 따지기 위해 보험금 지급 심사를 하게 된다. 지급심사는 주로 보험사가 설립한‘손해사정법인’에게 위탁해 조사를 맡긴다. 

손사법인은 손해사정의 기본인 ‘공정, 정확한’ 손해사정이 아니라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금 지급거부나 보험금 지급을 줄이는 데 주력한다. 보험금을 얼마나 줄였는가에 따라 인센티브를 달리 지급하는 성과 기준이 들통 나 보험사가 곤혹을 치른 적도 있다. 어느 손해사정법인은 심신상실 상태의 환자인지 여부를 알아낸다며 환자에게 욕을 하고 꼬집고 때리다가 문제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환자의 상태는 환자를 치료한 주치의가 잘 알고 있다. 주치의가 발행한 진단서가 가장 정확하다. 이 진단서를 가지고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나 손해사정 자회사는 자사 자문의의‘소견서’를 받아 보험금 부지급의 근거로 삼는다. 

이 자문의는 환자를 치료한 적도 만나 본 적도 없다. 소견서에는 자문의의 이름도 없다. 누가 ‘소견서’를 썻는 지 보험소비자는 알지도 못하고 보험사의 부지급‘통보’를 수용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려면 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다. 마음먹고 소송을 제기하려고 해도 변호사비용이 만만치 않고 승소한다고 해도 의료나 장해관련 보험금은 얼마 되지 않아 포기해 버린다. 대개 보험사 제시 금액으로 합의해 버리고 만다.

보험 분쟁 의료진단은 판사도 개입할 수 없다. 법원에서 위촉한 ‘신체감정의’가 제출하는 신체감정‘소견서’결과에 따른다. 하지만 이 신체 감정의 역시 보험사 자문의사인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니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소비자가 ‘백전백패’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보험사들이 자문의사에게 연간 9만 건 정도를 자문 받고, 비용으로 건당 20만원씩 180억 원 정도를 지불한다. 손해사정법인에서 지출한 건수와 비용은 제외한 금액이다. 2007년 통계이지만 가장 많은 자문비용을 받은 의사는 7개 보험사로부터 월평균 332만원을 받았다. 웬만한 직장인 월급보다도 많은 금액을 여분으로 챙겨 간다. 

이 돈은 보험사가 병원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문의 개인계좌나 현금으로 직접 지급한다. 병원을 알지도 못하는 돈이다. 상계동의 모병원은 소속 의사들에게 보험사가 16억 원 정도의 자문료로 지급했다. 병원은 그런 돈이 오갔는지 알지 못한다고 발뺌하고 있다. 

문제는 병원수입이 아닌 다른 주머니로 돈이 새들어가거나 ‘탈세’가 문제가 아니다. 보험사와 의사가 직거래하다 보니 보험사가 원하는 대로‘소견서’를 발급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돈을 주고 의사를 관리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주장과 의도를 따를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객관성’ 과 ‘공정성’이 실종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보험소비자 만족도는 세계 꼴찌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민원의 60%는 보험사 민원이다. 소비자들이 보험을 가입하는 이유는 보험금을 잘 받기 위해서다. 그런데 보험금 수령시 소비자 만족도는 바닥 수준이다. 이 잘못된 구조를 고쳐야 한다.

보험소비자에게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부여해 소비자도 손해사정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용도 보험사가 내도록 해야 한다. 보험사의 손해사정비용은 소비자가 낸 보험료로 쓰면서 소비자가 선임한 손해사정비용은 소비자에게 별도로 내라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금지 정책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손해사정을 일삼는 손해사정 자회사 업무위탁의 검은고리가 이쯤에서 정리되어야 한다. 

보험사 자문의제도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음성적으로 지불하는 자문료를 병원에 주고, 이름 없는 소견서를 작성하는 의사의 이름도 정정당당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가 공정하고 투명한 ‘소견서’를 믿을 것이다.  

보험은 신뢰가 생명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잃으면 생존할 수 없다. 요즈음 보험 산업이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있다. 특히, 보험금 지급시 보험사에 대한 배신감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보험금 지급구조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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