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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효리, 음악에선 ‘Hyorish’가 통하지 않는다고?

김종효 기자 phenomdark@cstimes.com 기사 출고: 2017년 07월 31일 오전 8시 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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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이효리의 장점을 말하자면 끝도 없다.

이효리는 나올 때마다 승승장구했다. 단순히 연예인으로만 성공한 것이 아니라 국내 예능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거대 기획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스타 메이킹 시스템을 벗어나 연예인 스스로 주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 자신을 스스로 브랜드화했다. 

청순함과 당당함, 섹시함을 고루 보여주며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도 깼다. 타고난 끼와 재치로 예능의 중심으로 섰다. 많은 여성 가수들은 ‘포스트 이효리’를 외치며 등장했고 언론은 ‘이효리 비켜’를 헤드라인으로 뽑으며 1인자와의 대결을 은근히 부추겼다. 대중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이효리 스타일을 선호했다. 

이효리는 소신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고, 연예인의 ‘선한 영향력’을 행하는 데 있어 적극적이었다. 이런 모습은 사회적 현상에서 이효리가 언급되는 계기도 됐다. ‘효리쉬(Hyorish)’라 불린 이효리 신드롬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 이효리가 오랜만에 돌아왔다. 이상순과 결혼 후 제주도에서 지내 오다 약 4년 만에 컴백한 이효리는 그간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려는 듯 온갖 예능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했다. 자연스럽게 이효리가 예능에 출연할 때마다 이효리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했다. 많은 팬들이 이효리의 복귀를 기다렸고, 이효리는 기대에 부응하듯 예능에서 활약했으며, 대중은 큰 관심으로 이에 보답했다. 이효리의 복귀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이효리의 본업이자 이번 복귀의 명분이었던 음악으로 거둔 성적은 안타까웠다. 이효리 본인의 말처럼 음악적인 고민과 자신의 삶을 녹여내 만든 정규 6집 ‘블랙’은, 선공개곡을 포함해 앨범 수록곡 모두 이효리라는 브랜드와는 어울리지 않게 초라한 차트 순위를 기록했다. 물론 온라인 음원 차트 순위가 낮다는 것이 음악성이 떨어진다는 표현과 완전히 부합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화제성도 낮았던 것으로 분석할 수는 있다.

왜 이효리 신드롬, 즉 ‘효리쉬(Hyorish)’는 정작 본업이자 핵심인 음악에서만 힘을 쓰지 못했을까? 그것은 아마 대중이 원하는 ‘이효리다움’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걸크러쉬’라는 단어의 원조와 가장 잘 어울릴만한 이효리에게 기대했던 당당함과 섹시함은 이번 앨범에서 담담함과 소박함으로 바뀌었다. 세상을, 혹은 남자들을 향해 목소리 내던 이효리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며 독백했다. 

대중은 이런 모습을 낯설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효리가 4년 동안 어떻게 달라졌을 지 궁금해하던 대중은 ‘성장한’ 이효리의 모습 대신 예능에서 보여준 ‘여전한’ 이효리의 모습을 반겼다. 

이효리의 보컬도 이효리의 얘기를 모두 담아내긴 아쉬웠다. 이효리의 보컬 문제는 한두 번 지적됐던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간 표절 문제, 예능에서의 활약 등으로 조용히 지나갔던 이효리의 보컬 능력은 이번 앨범 흥행 실패를 계기로 더 날카롭게 지적받았다. 이전 앨범에서 단점을 커버했던 카리스마 있는 음색마저 이번엔 빼버려 더욱 보컬 능력의 부족이 도드라진 원인도 있다.

그러나 이효리의 참담한 음원 성적이 이효리의 모든 실패를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효리는 성장했고, 음악적으로도 변화를 꾀했으며, 싱어송라이터로의 능력도 보여주려 노력했다. 솔로 데뷔 이후 수년 동안 덧입혀졌던 ‘10분’ 안에 어떤 남자도 유혹할 수 있는 당당한 ‘유-고 걸’ 이미지도 탈피하려 했다. 

음악적 성적과는 별개로, 이효리의 예능은 여전히 ‘핫’하다. 이는 대중이 여전히 이효리를 원하고 있다는 것으로 봐도 된다. 예능과 음악의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인지, 많은 변화가 이뤄지기 전의 과도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음악적 성적이 초라했음에도 이효리는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핵심인 보컬에서의 단점은 분명히 극복해야 하는 사안이지만-그렇게 조금씩 변화하는 이효리를 응원한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후배 걸그룹들의 가슴 속에 한 자리쯤 꿰차고 있는, 그렇게 멋진 ‘효리쉬(Hyorish)’를 보여줘왔던 ‘효리씨’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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