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투자 수익률 '극과 극'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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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투자 수익률 '극과 극'인 이유는?
  • 김동호 기자 news4u@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7월 21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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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기업 합병으로 주가 급등 VS 합병실패 따른 상폐, 주가 급락 등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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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이하 스팩)의 투자 수익률이 극과 극을 달리는 모습이다. 우량기업과의 합병에 성공한 스팩의 주가가 급등한 반면, 일부 스팩은 3년의 기한 동안 합병할 기업을 찾지 못하고 상장폐지에 이르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렇다 할 이유 없이 급등세를 보이던 스팩 주가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엔 상당한 손실을 입는 투자자들도 나오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스팩은 6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의 스팩 주가가 2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주가가 2000원을 하회하는 경우도 있다. 케이비드림4호스팩과 엔에이치스팩8호의 주가는 20일 종가 기준 각각 1990원, 1960원을 기록 중이다. 두 스팩 모두 합병할 기업을 찾았지만 주가는 잠시 반등했을 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합병 대상 기업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매도 물량이 출회되며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스팩은 지난 2014년 도입 당시 3년 기한의 적금에 비유될 정도로 안정적 투자처로 주목 받았다. 비상장기업의 증시 상장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3년 내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도 3년 간의 이자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기 때문이다.

우량기업과 합병해 주가가 오르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얻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해도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같은 저금리 시대엔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상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스팩 상장 초기 투자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스팩의 상장 기준가인 2000원에 투자했다면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이나 3년 간 예치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만약 주가가 상승했을 때 투자에 나섰다면 향후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하나머스트3호스팩은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일 정리매매를 시작한 하나머스트3호스팩의 주가는 2080원이다. 오는 28일까지 정리매매기간을 가진 후 상장폐지된다.

다만 하나머스트3호스팩은 지난 3월 최고 6180원까지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대선 테마주로 지목되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회사 측은 조회공시를 통해 "특정 정치인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당시 고점 부근에서 투자를 한 이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상장 폐지된 케이티비스팩1호 역시 한때 주가가 3000원 부근까지 올랐다. 케이티비스팩1호는 '한국금거래소쓰리엠'과 합병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5월 한국거래소의 합병상장예비심사에서 미승인 통보를 받아 합병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다른 합병기업을 찾지 못한 케이티비스팩1호는 지난 7일 상장폐지됐다.

지난 6월 상장폐지된 대우스팩2호 역시 두 번의 합병시도가 모두 무산되며 주가 급등락을 연출했다. 대우스팩2호는 선바이오와의 합병 결정 이후 2015년 4월 4000원 수준까지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합병 철회로 다시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2016년에는 아이페이지온과 두 번째 합병을 추진했으나 결국 또 무산됐다.

반면 기업인수 결정 이후 4배 이상 주가가 급등한 스팩도 있다. 케이프이에스스팩은 지난 4월 켐트로스와의 합병 결정 이후 주가가 4배 가량 급등했다. 지난 4월 7일 2215원이었던 케이프이에스스팩 주가는 6월 26일 최고 1만300원까지 올랐다. 다만 현재는 상승 폭을 다소 반납한 상태로 지난 20일 주가는 5550원이다.

이 외에도 유안타제1호스팩이 글로벌 텍스프리(GTF)와의 합병 발표 이후 장중 한때 4000원까지 급등했으며, 하이제2호스팩이 휴마시스와의 합병 발표 이후 최고 5100원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비상장 기업의 증시 상장 수단이 다양화된 만큼 스팩 투자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권사마다 수개에서 수십개의 스팩을 내놓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으면 기업합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이 도입된지 몇 년이 지난 만큼 스팩을 운영하는 증권사들의 합병 실적이나 주가 상승률, 스팩 주주구성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투자해야한다"며 "막연한 기대감만 가지고 스팩에 투자할 경우 별다른 수익을 올리지 못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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