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연내 매각 물건너가...박창민 사장 '최순실 게이트'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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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연내 매각 물건너가...박창민 사장 '최순실 게이트'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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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오름세 이어져 추가상승 기대↑…'인사 농단' 잡음 불똥 염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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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건설을 두고 산업은행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당초 펀드 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10월로 못 박았던 매각 시한을 내년 중순 이후로 늦춰 잡았다.

올 들어 대우건설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는 데다 박창민 대우건설 대표를 둘러싼 인사 논란 탓에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달 대우건설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해 RFP(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21일까지 제안서를 접수 받은 뒤 매각을 맡을 투자은행(IB)과 회계∙법률 담당사를 늦어도 내달 중 선정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100% 지분을 가진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했다.

지난 2010년 12월 케이디비밸류제육호를 설립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대우건설 신주 8990만3802주를 인수한 데 이어 2012년 1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보유했던 1억2102만7407주를 사들였다.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 매입에 총 3조2000억원을 썼다. 주당 평균 1만5000원 꼴이다.

당초 케이디비밸류제육호는 5년 만기로 설립됐다. 그러나 펀드 만료가 다가온 2015년 10월 산업은행은 만기를 2년 연장했다. 대우건설이 분식회계 혐의로 20억원의 과징금과 지정감사인 배정 조치된 시점이다.

당시 산업은행은 2년 안에 대우건설 수익성을 개선해 매각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때 언급한 2년 시한이 오는 10월 말 끝난다.

산업은행 내부에선 이번에도 펀드 만기 연장을 이미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올 들어 주가가 꾸준히 오른 걸 보고 산은 내부에서 더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우건설 주가는 올 들어 5000원대와 8000원대를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추세적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종가 기준으로 올 초 5120원에서 거래를 시작해 이날 7840원으로 53% 올랐다.

대우건설 주가가 1만2000원만 되면 산업은행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시가로 계산한 지분 매각가 2조53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붙여 팔면 된다.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인선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점도 매각에 부담 요인이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최순실-산업은행-박창민'으로 이어지는 '인사 농단'이 의심된다며 박 사장 사임과 함께 대우건설 매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대우건설 매각이 내년을 넘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부동산 과열 억제 기조가 뚜렷한 만큼 주택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사업이 위축되면 대우건설 주가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에 있어 펀드 만기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매각은 대주주 몫이고 대표 인사 논란은 노사 문제라는 논리를 견지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주간사 선정 이후 매각 계획이 구체화되면 이에 따라 펀드를 연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너무 늦지 않게 내년 2분기 정도 매각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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