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화해 '기생(寄生) 그룹' 박멸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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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화해 '기생(寄生) 그룹' 박멸이 먼저(?)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7월 13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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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늦었슈] '도와주자' 선의 아닌 '벌어보자' 수단 경계해야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 (오른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 (오른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서울 소공동에서 1979년부터 운영돼왔던 롯데그룹 기자실이 12일 폐쇄됐습니다.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대거 이전하는 데 따른 수순인데요.

경영혁신실과 유통·호텔·식품·화학 등 4개 BU(비즈니스 유닛),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등이 순차적으로 짐을 싸고 있습니다.

앞서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의 계열사가 4월 이사를 마친 상태입니다.

신동빈 회장 집무실도 월드타워 18층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수뇌부와 컨트롤타워 본진이 덩어리로 묶인 '대이동'인 셈이죠.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 입장에서는 새로운 출발 그 이상의 의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이전 정부와 연루된 면세점 청탁 의혹을 사실상 벗었다. (잠실로 이전하는 롯데의)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신동빈·동주) 형제 간의 다툼만 마무리 된다면 흠 잡힐 것이 없을 것 같다."

재계 관계자의 언급입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전(前) 부회장 사이의 감정적 찜찜함이 여전하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사실 경영권을 사이에 둔 두 사람의 신경전은 미묘하게나마 해결 가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2년만에 성사된 두 사람의 지난달 29일 독대가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모친인 시게미쓰 하츠코 씨의 화해 권고와 친척들의 중재 제안이 통했다는 후문입니다.

이렇다 할 결실은 맺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반쪽'에 불과했다는 혹평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절반'이란 표현이 보다 적확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만남을 이어가며 충돌됐던 부분을 조율할 것"이라는 롯데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 4월 초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새로운 50년을 향한 희망의 불빛을 상징하는 '뉴롯데 램프'를 점등하고 있다.
▲ 4월 초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새로운 50년을 향한 희망의 불빛을 상징하는 '뉴롯데 램프'를 점등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와 별개의 우려가 나오고 있어 이목을 끕니다. 올해 말 롯데가 지주사로 재편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인데요.

"롯데의 복잡한 지배구조는 이제 막 해결됐다. 어디 소속인지, 누구 소유인지 조차 그간 (롯데) 내부적으로도 혼동이 컸던 사안으로 알고있다. (지배구조가) 단순화 되는 만큼 (신동빈-동주) 형제 간의 영역 다툼은 자연스레 풀리지 않겠나. 문제는 이들을 이간질 하는 기생(寄生) 그룹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의 영양분을 빼앗으면서 살아가는 관계'로 기생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충돌이 장기화 할수록 금전적 이득을 보는 '불특정 소수'를 지목한 겁니다.

가령 신동주 전 부회장만 하더라도 법조, 홍보, 자문을 비롯해 통·번역 조직 등 사실상 중소기업 하나를 꾸린 채 신 회장과 힘겨루기 관계를 지속했습니다.

'도와 주자'는 선의가 아닌 '벌어 보자'는 수단에 방점을 찍은 인사들이 곳곳에 숨어있을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화해=업무종료' 공식이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이쯤에서 세간에 알려진 두 사람의 성격차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신동빈 회장은 조용하고 신중하지만 결단력 있는 '상남자' 스타일입니다. 그러면서도 부하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겸손함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시종일관 차분하면서도 감성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합니다. 스스로 '싸움닭'을 자처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쉬쉬하고 있는 '배후 세력'이 그동안 두 형제들의 관계를 단단히 틀어 놓았던 것은 아닐까요?

"나도 기생인가 생각을 해봤다. 신동빈 회장님 쪽 기생그룹은 없나? 혹시 로펌들일까? 궁금한 게 많은 오후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홍순언 대변인(에그피알 대표)의 전언입니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기'에 앞서 부대 인근 기생충 박멸을 우선 선행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주체는 당사자인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돼야 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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