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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2P, 너무 빨리 컸나?…곳곳서 위험 경고음

PF 중심으로 투자 급증, 부실 사례도 속속…투자자 보호책은 여전히 미비

김수정 기자 crystal@cstimes.com 기사 출고: 2017년 07월 11일 오후 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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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 28세 회사원 박씨는 사회생활 시작과 동시에 월급을 쪼개 적금을 붓기 시작해 1년 만에 1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난생 처음 스스로 목돈을 만든 박씨는 자신감이 붙었다. 수익률 3% 남짓의 적금계좌보단 다른 금융상품으로 돈을 굴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금융상품이라곤 예∙적금과 펀드밖에 몰랐던 박씨는 친구로부터 부동산P2P(개인간거래)라는 대체투자에 대해 소개 받았다. 6개월~1년 투자로 15%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실물 담보가 있어 안전하다는 친구의 추천에 올 초 박씨는 1년 만기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

최근 억대 부동산P2P가 부실화됐다는 언론 보도를 몇 차례 접한 박씨는 불안함에 발만 구르고 있다. 중개업체에 전화를 걸어 해당 상품 책임자와 통화했지만 “안심해도 된다” “아직 확인이 곤란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 부동산P2P 투자 급증, 부실 사례도 속속…투자자 보호 ‘빨간불’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P2P 금융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P2P금융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PF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가 급증한 가운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P2P금융 제도 시행 후 지난달 말까지 회원사 56곳에서 실행된 누적 대출금액은 총 1조163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1526억원)보다 662%, 작년 말(4683억원)보다 148% 증가한 액수다.

협회 미가입 업체 100여곳까지 고려하면 국내 P2P금융 시장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산된다.

P2P금융 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끄는 건 부동산 상품이다. 지난달까지 누적 대출금액 가운데 4209억원(36%)은 부동산 PF상품이었다. 부동산담보대출 상품(1674억원∙14%)까지 합하면 누적 P2P대출금액의 절반이 부동산 관련 상품에서 발생한 셈이다.

P2P금융 중에서도 부동산 PF가 인기 있는 이유는 돈을 빌리는 차입자와 투자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익형부동산 등을 짓고자 하나 1금융권 이용이 곤란하거나 자금이 급한 건축주는 P2P금융 부동산 PF를 통해 편리하게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다른 P2P상품 대비 고수익을 보장하는 데다 계획대로만 완공되면 건물이라는 담보가 생기기 때문에 부동산PF가 매력적이다.

중개업체로서는 누적 대출금액을 단기간에 늘리는 데 부동산PF가 안성맞춤이다. 부동산PF는 대출차주가 비교적 대규모로 자금을 모집하기 때문에 누적 대출금 규모를 단기간에 키우기 좋다. 누적 대출 규모는 곧 회사 규모로 평가되고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끈다.

문제는 부동산PF를 취급하는 P2P업체 중 상당수가 담보평가 전문인력을 충분히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담보 평가자의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업체는 극소수다. 담당자가 시간에 쫓기거나 전문성이 부족해 담보물 평가를 허투루 할 경우 부실률이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도덕적 해이와 사후관리 소홀에 따른 P2P 부실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 P2P금융사는 대출 담보 건물에 대한 저당권을 회사가 아닌 자사 대표 개인명의로 설정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다른 한 업체는 자사가 중개한 부동산PF의 대상사업이 착공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환일 직전에야 알아챘고 결국 투자자들에게 원금조차 제때 돌려주지 못하게 됐다.

대체투자 전문가는 “PF는 지어지지 않은 건축물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담보물의 임대나 매매에 차질이 생겨 투자자의 원금 회수가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P2P금융 전반의 부실 징후는 수치로도 어느 정도 관측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기준 P2P협회 회원사 56곳 중 10곳은 대출취급액 중 일부가 ‘90일 이상 장기 연체’(부실)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곳은 현재 취급중인 대출잔액 중 일부의 ‘상환이 30일 이상∙90일 미만 동안 지연’(연체)되고 있다. 작년 말엔 부실 이력이 있는 곳이 5곳, 연체중인 곳이 9곳이었다.

협회 검증을 안 받은 영세 P2P업체까지 포함하면 부실 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P2P금융업 종사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P2P금융사의 책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담보대출을 취급하는 P2P업체 대부분이 담보가치 평가자 이력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현행법상 P2P업체는 자사 플랫폼에서 이뤄진 대출에 대해 법적 책임이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상품을 비롯해 모든 P2P금융은 차주의 잘못으로 부실화하면 그 손실을 투자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며 “업계 대부분이 3년이 안 된 신생 업체이기 때문에 아직 부실률이 0%라고 해도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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