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건희' 어떤 역할? 후계구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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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건희' 어떤 역할? 후계구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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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가 24일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그가 사내에서 맡을 역할이 최우선 관심사로 떠올랐다.

돌아온 이 회장의 역할 가운데서도 주목되는 부분은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은 아들 이재용 부사장으로의 후계구도, 그리고 대외적 복귀명분으로 내세운 '위기론'과 관련돼 삼성의 사내 의사결정에 미칠 영향,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李-李 후계구도 가속화? = 2008년 4월 이 회장 퇴진선언 당시 함께 삼성전자 최고고객책임자(COO)를 맡고 있다 함께 물러난 이재용 부사장은 이후 해외를 주로 돌며 '경영수업'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말 그룹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전자의 COO를 맡으며 136조원의 매출과 16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삼성전자의 경영 전반을 맡게 됐다.

아직 그룹 외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함 '삼성전자호'의 진정한 선장이 되기위해서는 지분상속이나 등기이사 취임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말 그룹 인사를 기점으로 '이재용 체제'가 완성돼가는 징후는 뚜렷하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 CES에서 기자들로부터 자녀들의 경영역량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아직 배워야 한다. 아직 어린애"라고 답한 바 있다.

삼성그룹이라는 거함을 이끌기 위해서는 경영수업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병철 창업주의 별세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이기는 했지만 이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른 것이 그의 나이 45세때다.

이 부사장이 현재 41세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몇 년 정도 후계구도 다지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특히 이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최소 수년간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후계경영구도 결정 과정에서 자녀들간의 분배몫이 달라질지가 관심사다.

이 부사장은 올해 처음 전사를 책임지는 COO를 맡아 경영능력을 공개 평가받아야 하고 이부진 전무도 호텔신라는 물론, 에버랜드의 경영전략담당 전무까지 맡아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사내의사결정 신속화 전망도 = 이 회장은 지난 2년 가까이 공식적으로는 회장직을 떠나있었지만, 여전히 개인으로서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그룹 핵심계열사의 대주주로서 삼성에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존재였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삼성전자 냉장고 폭발사고에 대로했다는 소식이 들린 뒤 관련 임원들이 곧바로 문책을 받은 것이 대표 사례다.

마치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창업주 도요타 가문이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고경영자(CEO)를 맡지 않으면서도 사내에서 절대적 권위를 가진 존재로 여겨지던 것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공식적으로 '회장'직을 맡게 됨에 따라 사내 구심점으로서 더 강력한 역할과 기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이 그의 복귀명분으로 '위기'를 언급한 만큼, 위기 돌파를 위한 장기 비전의 제시와 이를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복귀의 의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이 이런 관측의 배경이 되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2008년 4월 퇴진 이전에도 매일 출근해 소소한 업무를 챙기기보다는 '큰 그림' 그리기에 치중했었다는 점에서 복귀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도 이 회장이 맡을 사내 역할에 대해 "(이 회장이) 큰 의사결정이나 그룹이 나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 왔으며 매일 하루하루의 경영활동에 참여하지는 않았다"며 "역할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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