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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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원들 "아 옛날이여~"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7월 06일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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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늦었슈] 이재용 부회장 공석 장기화 "몸 사리자" 확산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자료사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자료 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이건희 회장이 일선에 계시던 당시 (삼성) 임원들은 씀씀이에 거침이 없었다. 받았던 신뢰만큼 금전적 보상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가족들 모두가 삼성에 다니는 아빠 덕분에 '품위유지'를 할 수 있을 정도이었다." (삼성 전직 임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기간이 하루 모자란 140일을 채우고 있습니다. 5일 진행된 36차 공판까지 심신의 피로가 극에 달하고 있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삼성 임원들 사이에서는 동병상련(同病相憐)으로 해석되는 암묵적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조용히 할 일만 하자는 식의 '몸 사리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업무용 법인카드 사용액수가 크게 줄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습니다. 특전으로 받은 주말 골프장 이용권도 사실상 중단됐다는 게 재계에서는 정설로 통합니다.

집안의 가장이 여러 이유로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입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의 고통분담이란 얘깁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은 이 부회장 구속 이전부터 장기간 이어져 왔다고 합니다. 2014년 5월 10일부터 사실상 시계가 멈춰 섰다고 하는데요.

이건희 회장이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병상에 누운 날입니다. 삼성의 '숨죽인 시간'이 만 3년을 넘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호전이나 악화가 없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다소 무뎌진 긴장감을 이 부회장의 공백이 조이고 있다고 보면 틀림 없을 것 같습니다.

삼성 임원들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와 별개로 그들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환경 조성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이목을 끕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평소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이었다. 어지간해서는 화를 내는 일도 드물었다. 임원들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말도 대체적으로 신뢰했다. 이번 구속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심리적 면에서 단단한 사람으로 변할 것 같다."

재계에 정통한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구속 전 '뉴 삼성'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던 이 부회장의 석방 이후 시나리오를 감안한 언급입니다.

혼맥으로 얽혀있는 '범삼성가' 역시 직접 영향권에 놓이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 부회장은 타의에 의해 피아식별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갖고있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깊은 성찰도 병행됐을 것 같다. (석방 이후) 사람(인사)부터 손 댈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이 주도하는 삼성의 환골탈태는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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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계파'로 통하는 소위 '라인'은 기업에도 존재하는데요. 덩치가 클수록 그 세도 상당합니다. 겉으로는 한 두 명에 불과한 이동이지만 내부적으로 큰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이유입니다.

삼성 고위층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요인인 것 같습니다.

이 부회장의 내달 말 석방 전망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10만쪽이 넘는 방대한 수사기록이 방증하듯 구속 만료기한인 8월 27일 이전 선고는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보다 윤곽이 뚜렷한 증거나 증언을 찾기 위해서는 충분한 심리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장시간 철야 재판 강행군을 하는 날이 비일비재하나 물리적 한계는 분명해 보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파김치'가 되고 있는, 재판에 관여하고 있는 삼성 임직원들의 '쉼표'가 가시권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그렇더라도 좋았던 과거 재현을 기대하기 어려운 삼성 임원들 입장에서는 마냥 기쁘지 않은 소식일 것 같기도 합니다.

'영원한 쉼표'가 찍힐 수 있는 위기감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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