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식이부터 성주까지"…갑질 오너의 씁쓸한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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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식이부터 성주까지"…갑질 오너의 씁쓸한 말로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6월 29일 0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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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피용 행보 지적, 영향력 여전…국회 '호식이 방지법' 발의

▲ 최호식 회장(사진 왼쪽)과 정우현 회장, 김성주 대표
▲(왼쪽부터)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정우현 MP그룹 회장, 김성주 성주디앤디 대표. 컨슈머타임스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갑질' 논란에 휘말린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사퇴' 카드를 내민 것.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과 정우현 MP그룹 회장, 김성주 성주디앤디 대표가 대표직에서 최근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면피용 방책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조 지적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를 운영하고 있는 MP그룹 정우현 회장은 26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 미스터 피자 서울 서초 사옥.
▲ 미스터 피자 서울 서초 사옥.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끊이지 않은 가맹점에 대한 '갑질' 논란을 의식한 행보다.

정 회장은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에 비싼 가격에 치즈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21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미스터피자 본사와 관계사 2곳을 압수수색 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 정 회장이 50대 경비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후 제기된 혐의라 소비자들의 반감이 거센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에는 탈퇴 가맹점을 상대로 한 '보복 출점' 의혹까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천과 동인천에 위치한 탈퇴 가맹점주 가게와 불과 100m, 400m 떨어진 지점에 직영점을 개설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압수수색에서 미스터피자 본사가 탈퇴한 가맹점주들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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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국도변에 설치된 호식이 두마리치킨 광고판.

'여직원 성추행'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도 경영권에서 손을 뗐다.

이 사건으로 일부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까지 펼치자, 가맹점 보호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설명했다.

세계적인 패션브랜드 MCM을 운영하는 성주디앤디 김성주 대표 역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종전 공동 대표이사였던 윤명상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운영한다.

성주디앤디는 하도급 업체들의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있다.

두차례 가격인상 계획을 밝혔다 당국의 압박에 꼬리를 내린 BBQ의 이성락 사장도 취임 3주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같은 오너들의 '사퇴 러시'는 브랜드 가치 훼손과 제품 불매에 따른 가맹점 수익악화를 의식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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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로고.

호식이두마리치킨의 경우 최 전 회장의 성추행 논란 후 가맹점 수익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27일 신한∙KB국민∙현대∙삼성 등 4개 카드사로부터 받은 카드매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성추행 논란이 보도된 이후 가맹점 매출이 최대 40% 급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가맹본부의 갑질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점도 오너들이 고개를 숙인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들이 탈퇴한다고 해도 회사 내 영향력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면피용 조치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있다"며 "자체적으로 상생협의회를 발족한다고 해도 지켜질 지 미지수이므로 범정부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 오너의 추문 등으로 피해를 입은 가맹점을 지원하는 이른바 '호식이 금지법'이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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