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 구축한 공급망·우수기술 뺏겨…중국서 한타 제치고 1위 등극 가능
[컨슈머타임스 정수남 기자]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은 국내외 타이어 업계 생태계를 깨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타어어 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본지를 만나 "채권단이 채권 회수를 위해 금호타이어를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더블스타가 국내 진출할 경우 내수 타이어 업계의 생태계를 교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1960년 하반기 출범한 금호타이어가 그동안 국내외에 구축한 공급망과 우수 기술을 더블스타가 독차지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 내수 시장에서 금호타이어는 3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합병할 경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타이어 업계 지형도도 바뀔 전망이다.
현재 중국 타이어 업계 1위는 한국타이어지만 현지 5위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현지 업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이 관계자는 내다봤다.
아울러 현재 금호타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조지아 공장과 중국 남경 공장 등 5개 공장도 더블스타가 가져가면서 세계 타이어 업계를 비롯해 자동차 산업의 지형변화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국내외에 생산 시설과 연구개발(R&D)센터, 판매법인과 지사 등 32곳을 두고있다.아울러 내수에서는 타이어전문점인 타이어 프로를 운영하는 등 탄탄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외에 산재한 국적 타이어 공장은 현지에 자리한 국산차 업체에 공동으로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만일 더블스타가 중국 등에 자리한 국산차 업체에 타이어 공급을 중단할 경우 국산차 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중국 정부의 규제로 현지에 타이어 공장을 설립할 수 없다"면서도 "더블스타가 힘들이지 않고 금호타이어이 현지 4개 공장을 가져갈 경우 현지 생산과 공급망 등에 변화가 올"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 금호타이어 문제를 경제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이제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개입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가 가진 방위산업 부분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정부가 매각을 불허할 충분한 근거는 될 수 있는 점도 개입 방법 중 하나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경우 자금만 있으면 바로 정상화가 가능하다"면서 "현재 금호산업이 채권단에 요구하는 상표권 사용요율(0.5%) 인상 등은 당연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정부 차원의 구제책을 마련해 국부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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