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 둘러싸고 채권단과 갈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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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둘러싸고 채권단과 갈등 여전
  • 정수남 기자 perec@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6월 23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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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은행 상표권 요율 0.2% 강행, 최후 통첩 보내
▲ ▲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컨슈머타임스 정수남 기자] 금호타이어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간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현재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금호브랜드를 20년 사용하는 조건으로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더블스타는 매입 요건으로 상표권의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20년), 일방적 해지 가능, 매출액 대비 사용 요율 0.2%를 요청했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사업은 20년 사용, 해지 불가, 매출액 대비 사용 요율 0.5%를 제안하고, 채권단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번주 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최후 통첩을 보냈다.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관계 유지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고,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금호타이어 현 경영진을 물러나게 하고, 우선매수권 박탈도 추진한다는 것.

▲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타이어 , 공명음 저감 타이어, 실란트 타이어(왼쪽 아래부터)
▲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타이어 , 공명음 저감 타이어, 실란트 타이어(왼쪽 아래부터)
앞서 산업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 수출입은행, 광주은행 등으로 이뤄진 채권단은 만남을 갖고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반드시 현 경영진 퇴진, 우선매수권 박탈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는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데 일부 우려를 나타냈다.

과거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면서 한국의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약속했으나, 쌍용차의 선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술만 빼가고 한국에서 20철수한바 있다.

미국의 론스타 펀드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수 조원의 시세 차익을 내고 한국에서 철수해 상당기간동안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일부 채권 은행의 경우 고급기술 유출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펑크가 나도 시속 80㎞로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를 생산하는 등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기차용 전용 타이어, 공명음 저감 타이어 등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금호타이어는 국내 최초로 타이어 펑크 시 자가봉합으로 손상 부위를 메워 정상적인 주행이 가능토록 하는 실란트 타이어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타이어 업체만이 생산해 공급하고 있는 레이싱 대회 F(포뮬러)1 타이어도 생산 공급하는 등 세계 14위의 타이어 기업에 걸맞는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더블스타의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는 세계 34위.

◆산은 등 채권단 과 금호그룹과 협의 진전 없어.

산업은행 등의 강경책에 대해 금호그룹은 상호간의 협의가 없이 일방통행 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채권단이 채권 회수에만 관심이 있는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부분이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국내 산업이 중국에 종속돼 있는데, 금호타이어마저 중국으로 넘어갈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차처럼 기술은 국내에 있고, 생산공장만 중국에 있는 것과 달리, 금호타이어는 이미 전체 생산 공정의 40%를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기술 유출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의회는 "금호타이어가 향토기업 임을 감안할때 중국기업에 넘어가면 광주의 산업 기반은 흔들리고 전남 곡성공장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릴 것"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매각은 국내 방위산업에도 부담이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국군의 유일한 타이어 부분 방산업체이기 때문이다. 더블스타가 인수할 경우 군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채권단은 상표권 분쟁을 해결하더라도 정부의 까다로운 매각 승인 절차을 받아야 한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의 경우 중국, 인도 등의 5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산업은행이 나서서 중국기업을 유치한 것도 아니다"며 "금호타이어의 방산기술은 1% 가량의 미비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금호타이어는 F1머신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세계 몇안되는 타이어 업체다. 금호타이어 제공
▲ 금호타이어는 F1머신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세계 몇안되는 타이어 업체다. 금호타이어 제공
이 관계자는 또 "상표권에 대한 결정은 금호산업의 의견이 맞다. 다만, 우선매수권 행사에서도 박삼구 회장 의견이 반영되는 등 그룹이 총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게 사실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채권단이 금호에 7조원을 투입했지만 이미 5조원의 손실 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와 박삼구 회장에 대한 경영 능력을 신뢰할 수가 없어 더블스타로 매각이 실패하더라도 유동성 확보가 되지 않으면 채권단으로서는 법적인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법적 대응을 준비하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금호그룹은 모든 절차를 이사회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사재를 출연하고, 투자 유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도 설립하는 등 노력해온 상황" 을 고려해 채권단의 융통성있는 대처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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