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1등' 노리는 삼성카드...과연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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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1등' 노리는 삼성카드...과연 결과는?
  • 김동호 기자 news4u@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6월 23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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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에도 양호한 실적 기대

[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정부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상을 확대키로 함에 따라 카드사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정 부분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미 카드업계의 위기를 감지한 삼성카드(사장 원기찬)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로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최근 양호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디지털 1등'을 선언한 원기찬 사장의 야심찬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삼성카드 영향 '미미'

문재인 정부는 오는 8월부터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 카드가맹점 적용범위를 확대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영세가맹점은 매출액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은 매출액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소가맹점들은 대략 3500억원 내외의 카드수수료 부담이 경감될 전망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카드사들의 매출이 3500억원 가량 줄어든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카드사 입장에선 VAN 수수료 조정과 서비스비용 및 마케팅비 축소 등을 통해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려 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2012년 가맹점수수료 체계 도입 이후 지속적인 인하를 해왔기 때문에 조정 여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분위기라면 2018년말 예정된 원가 기반 수수료율 재산정시 수수료율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카드의 경우엔 연간 600억~650억원 가량 매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8월부터 수수료 인하가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대략 250억원 내외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연간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조치가 실적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조8088억원, 순이익은 3500억원이다. 대신증권은 정부의 수수료 인하 효과를 감안한 삼성카드의 올해 이익추정치를 기존 36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2.7% 하향 조정했다.

다만 내년에도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수익원 발굴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에선 내년 당기순이익이 10% 가량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내년 삼성카드의 순이익 추정치를 3720억원에서 3380억원으로 9.2% 가량 하향조정했다.

◆ 원기찬 사장, 디지털에서 승부 낸다

카드산업 성장성의 한계를 일찌감치 감지한 삼성카드는 이미 디지털 전략에 올인한 상태다. 카드업계는 경기불황 및 한정된 시장 규모 속에서 매년 커지는 수수료 인하 압박과 치열해지는 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원기찬 사장은 디지털 전략에 집중해 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놨다. 원 사장은 "올해 혁신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지난해 구축한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흥행상품 및 서비스개발, 업무 디지털화 등을 통해 '디지털 1등 카드사'로서의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원 사장은 이미 2014년 말 디지털 채널 개선 전담팀을 구성하고 2015년엔 마케팅과 BDA(Biz Data Analytics)실을 통합해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BDA센터를 개설했다. 원 사장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가 바로 '링크(LINK)'다. 링크는 카드회원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평소 선호하는 업종이나 자주 가는 지역의 인기 가맹점 등을 선별해 개인별 맞춤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카드는 또 지난해 업계 최초로 '24시간 365일 카드 발급 체계'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카드발급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 당초 일주일 가량 소요됐던 카드발급 기일을 발급 심사가 통과되면 바로 다음날 모바일카드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1년 365일 언제든 시간에 관계없이 상담할 수 있는 삼성카드 '톡(Talk) 상담' 서비스도 내놨다. 이를 통해 전화는 물론 문자로도 카드와 관련한 상담이 가능하게 했다. 해외에서도 언제든 상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 실적 순항 중, 시장점유율도 확대...1등 잡는다

현재까진 삼성카드의 디지털 전략이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가 성장 둔화의 함정에 빠진 사이 삼성카드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2015년 3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삼성카드는 지난해 3조4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당기순익은 3337억원에서 3492억원으로 늘었다. 신용판매와 카드론, 현금서비스, 할부금융 등 대부분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을 보인 덕분이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양호한 모습이다. 삼성카드는 올 1분기 매출액 1조900억원, 순이익 11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7%, 순이익은 10% 증가한 수치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1분기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다"며 "눈에 띄는 점은 신용판매 취급고 성장률이 전년대비 17.7% 증가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높은 신용판매 성장은 고무적"이라며 "온라인 취급고 성장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용판매 시장 점유율 증가로 인해 지속적인 성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가 주춤한 사이 2위인 삼성카드는 지속적으로 격차를 줄이고 있다.

한때 개인고객 시장 점유율 25% 넘어섰던 신한카드가 20%대 초반까지 하락한 반면 시장점유율 15%를 하회했던 삼성카드는 최근 17.7%까지 점유율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카드사들의 고객 유치가 주춤한 사이 삼성카드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 전략이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사용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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