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의 산업대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음식∙숙박업의 대출 잔액은 46조794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9933억원(2.2%) 늘었다.
산업대출은 기업(개인사업자 포함)과 병원을 비롯한 공공기관 등이 은행,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올해 1분기 음식∙숙박업 대출 증가액은 작년 4분기(1조7200억원)보다 크게 줄었지만, 작년 1분기(7875억원)에 견줘 2058억원(26.1%) 늘었다.
매년 1분기 기준으로 2015년(1조409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음식∙숙박업은 자영업자와 밀접한 업종이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가 직장에서 은퇴한 뒤 앞다퉈 식당 등을 창업하고 있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도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음식∙숙박업 경기는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음식∙숙박업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보다 1.6% 줄었다.
분기별 증감률이 작년 4분기(-1.4%)에 이어 2분기 연속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충격이 컸던 2015년 2분기(-1.9%)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이다.
음식∙숙박업의 경기 악화는 기본적으로 민간 소비 회복세가 더딘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대출의 질이 나빠진 점이 우려를 키운다.
음식∙숙박업 대출금에서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12조485억원으로 3개월 사이 6358억원(5.6%) 늘었다.
증가 규모가 1분기 은행권(3574억원)의 2배에 가깝다.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