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를 열고 미공개정보를 악용한 한미약품 직원과 한미사이언스 직원 및 이들에게서 계약해지 정보를 듣고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투자자 14명에게 총 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작년 9월 29일 장 마감 뒤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호재성 공시를 한 뒤 다음날 장 시작 30분도 지나지 않아 외국기업이 자사의 기술관련 권리를 반납한다는 악재성 공시를 냈다.
한미약품의 기술을 가져가기로 했던 독일의 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이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의 권리를 1년여 만에 반환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30분 동안 호재성 공시와 악재성 공시가 번갈아가며 나오자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고 공매도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불공정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은 10월 4일 조사에 착수해 사건을 조기 이첩하는 '패스트트랙'을 통해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작년 말 8명을 구속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기소, 11명을 약식기소한 뒤 시장질서교란행위 혐의자 27명을 금융위에 통보했다.
금융위는 검찰에서 통보한 27명 중 11명은 부당이득 금액이 소액인 점을 고려해 엄중경고 등의 조치만 하고 과징금 부과를 면제했으며 2명은 무혐의 처분했다.
또 자체 조사를 통해 추가 적발된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자 2명에 대해서는 새로 검찰 고발 조치했다. 이들은 한미약품의 악재성 미공개정보인 계약해지 사실을 지인과 가족, 동료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금융위 결정으로 과징금은 손실 회피액 규모에 따라 각각 2270만∼13억4520만원까지 차등 부과됐다. 전업투자자인 A씨의 경우 5차 정보수령자이지만 부당이득 금액이 가장 커 13억452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한편, 2015년 7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정보를 건네 들은 2차 이상 정보수령자도 시장질서교란행위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개정 이후 이처럼 대규모 제재가 가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