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신상' 필라이트·골드마스터 日 도쿄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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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신상' 필라이트·골드마스터 日 도쿄 상봉
  • 김재훈 선임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5월 17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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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기] 가격·맛 두루 섭렵 '대박' 조짐…'제3맥주' 국내 출시 가능성

▲ 일본 도쿄 긴자 시내 야경을 바라 보고 있는 발포주-맥주 탑. 하단 오른쪽에서 2번째 제품은 지난달부터 하이트진로가 편의점 '로손(Lawson)'에 PB(Private Brand) 형태로 납품하고 있는 제3맥주 '골드마스터' 다. 저 멀리 조명을 내뿜고 있는 도쿄타워가 이채롭다.
▲ 일본 도쿄 긴자 시내 야경을 바라 보고 있는 발포주-맥주 탑. 하단 오른쪽에서 2번째 제품은 지난달부터 하이트진로가 편의점 '로손(Lawson)'에 PB(Private Brand) 형태로 납품하고 있는 제3맥주 '골드마스터' 다. 저 멀리 조명을 내뿜고 있는 도쿄타워가 이채롭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선임기자] 일본 도쿄 긴자(銀座)에 위치한 편의점은 발포주(発泡酒) 박물관을 방불케 했습니다.

형형색색의 캔들이 진열대 한 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아사히, 기린, 삿뽀로 등 현지 주요 업체 제품만 하더라도 150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발포주의 천국'이란 닉네임은 괜히 생긴 게 아니었습니다.

마시는 소비자 입장에서 맛이나 알코올 도수 등은 시중 맥주와 차이가 없는데요.

우리나라 주세법은 하이트진로 '필라이트'와 같이 맥아 함량 10% 미만인 경우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합니다. 맥주 표기 자체가 위법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필라이트는 'Beer'가 아닌 'Clean barley flavor'(깨끗한 보리맛)로 표기됩니다. '호형호제'가 요원한 홍길동의 안타까운 마음과 다르지 않다고나 할까요.

당초 계획은 필라이트의 시장 경쟁력 확인이었습니다. 일본 제품들과 비교해 질적 차이를 보일 것이란 의심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변수가 생겼습니다. '결과적으로 변수가 생겼다'가 보다 더 적확할 것 같습니다.

맛있게 마신 일본 맥주들 중 하이트진로가 제조해 수출한 맥주가 섞여 있었습니다. 일행들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귀국 후 한참 지난 시점. 하이트진로 측이 낸 보도자료에 그 제품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깜놀' 이었습니다.

▲ 일본 도쿄 시내 편의점에 진열된 맥주.
▲ 일본 도쿄 시내 편의점에 진열된 맥주.
◆ '블라인드 테스트' 필라이트…

긴자 시내 한 호텔방에 짐을 푼 직후 인근 편의점으로 향했습니다. 전세계 어디를 가나 편의점은 대형마트 제품들의 축소판입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 순으로 진열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유행 파악에는 더 없이 좋습니다.

주류 진열대로 다가섰습니다. 한 눈에 담아내기 벅찬 만큼의 맥주들이 즐비했습니다.

발포주는 맥아, 보리 이외의 것을 원료로 하는 제3맥주와 함께 일본에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맥주대비 발포주와 제3맥주의 비율은 55%대 45%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많이 마시는 맥주 순위를 사전에 확인해 간 터라 골라 담는 작업은 수월했습니다. 쓸어 담기만 하면 됐습니다.

브랜드를 알 수 없도록 맥주캔 겉면에 종이를 말아 붙였습니다.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죠. 일반맥주와 발포주를 섞었습니다.

'맛 평가단'이 된 3명의 지인들을 불러 앉혔습니다. 나름 맥주 애호가들입니다.

유리잔에 한 캔씩 부어 나눠 마시며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쌉쌀하지만 뒷맛이 깔끔한', '달달한 맛이 강해 비호감', '알코올도수가 비교적 높은' 식의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각각 다른 10캔 정도를 마신 뒤 브랜드를 오픈했습니다. 필라이트도 섞여 있었습니다. 지인들 모두 필라이트를 이날 처음 맛봤습니다. 국내 소비자들과 이제 막 만나기 시작한 시점이었던 탓입니다.

"일본맥주라고 했으면 그냥 그런 줄 알았겠다"는 한 지인의 언급입니다.

맥아 함량이 채 10%가 되지 않는다는 기자의 설명에는 못 믿겠다는 표정들을 지었습니다. 때문에 가격이 일반 맥주에 비해 40% 정도 저렴하다는 부연에는 하나 같이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12캔에 만원' 마케팅 문구를 보여줬습니다. '대박' 이라는 감탄사가 앞다퉈 나왔습니다.

"지금 같은 불경기에 저렴한 가격, 그리고 기존 제품과 다르지 않은 맛. 필라이트가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사실 이 제품은 하이트진로가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제품이라고 합니다. 90년 역사 자사 주류제조 노하우의 집대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는데요.

맥아와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깨끗하고 깔끔한 맛을 잘 살려냈다는 평가가 주류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100% 아로마호프를 사용해 풍미도 놓치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 일본 현지 수입주류 판매 랭킹 2위에 오른 하이트진로 '프라임드래프트'.
▲ 일본 현지 수입주류 판매 랭킹 2위에 오른 하이트진로 '프라임드래프트'.
◆ 원가는 낮추고 맛은 그대로…'기술 집약체'

발포주는 20여 년 전 일본 주류시장에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기존 맥주제조공법에 맥아 등 원료비중을 달리해 원가를 낮추면서도 품질은 동일하게 유지한 일종의 '기술 집약체'로 봐도 무방합니다.

가성비가 뛰어난 맥주. 아니 발포주를 접한 국내 소비자들이 과연 어느 정도 반응할 지 지켜볼 일입니다.

그런 가운데 출시 20일 만인 최근 초기 물량 144만 캔이 완판됐다고 합니다.

맥주 업계 대규모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지인들과 함께 나눠 마셨던 현지 맥주 '골드마스터'가 하이트진로 작품이라는 겁니다.

앞서 언급한 제3맥주로 분류 됩니다. 편의점 '로손(Lawson)'에 PB(Private Brand) 형태로 납품하고 있었습니다.

수출계약 체결 소식을 지난 15일에 전할 정도로 조심스러워했던 모습이 역력합니다. 초도 물량 21만 상자를 이미 수출한 상태인데다 올해 총 200만 상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확인 결과 2000년 초부터 2017년 현재까지 발포주와 제3맥주를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역시 하이트진로 제품인 '프라임드래프트'는 수입주류 판매 랭킹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발포주 '열풍'에 이은 제3맥주 '광풍'을 어쩌면 하이트진로가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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