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 진더 마할, 그레이트 칼리를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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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 진더 마할, 그레이트 칼리를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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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맥다운 라이브 메인 이벤터로 급부상한 진더 마할 (사진=ⓒWWE.com)
▲ 스맥다운 라이브 메인 이벤터로 급부상한 진더 마할 (사진=ⓒWWE.com)
[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최근 스맥다운 라이브(Smackdown! Live) 브랜드를 보는 팬들의 시선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진더 마할에 쏠려 있다. 

진더 마할이 '슈퍼스타 쉐이크-업'을 통해 RAW 브랜드에서 스맥다운 라이브 브랜드로 이동했을 당시, 그의 행보를 크게 신경쓰는 팬들은 거의 없었다. 진더 마할의 WWE 활동은 절대 성공적이지 않았으며, 심지어 한 번 방출되기도 했다. 

진더 마할이 다시 돌아온 뒤에도 팬들은 단지 이전과 다르게 커진 그의 몸에 잠시 시선을 멈췄을뿐, 그의 미래까지 점칠 정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WWE 방송에서도 진더 마할의 브랜드 이동은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이전 몸담았던 RAW 브랜드에서 진더 마할은 스쿼시로 불리는, 일방적인 경기 끝에 핀 밸러에게 패배했다. 팬들은 그러려니 했다.

이렇듯 진더 마할은 이전까지 WWE에서, 그리고 팬들에게서 관심 밖의 인물이었다. 프로레슬링의 생리상, '푸쉬'라 불리는 프로모터의 전폭적인 지지와 팬들의 관심 역시 성공 요소인 것을 감안하면 진더 마할은 WWE에서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던 진더 마할은 WWE의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푸쉬를 받은 뒤 메인 이벤터로 거듭났다. 역반응은 무섭다. 팬들은 진더 마할이 WWE 챔피언십 지명 도전자가 된 뒤 야유를 보냈다. FX 'WWE 애프터번' 방송 해설 당시 언급했지만, 이 야유는 팬들 입장에서 아직 준비되지 않은 선수의 급부상에 대한 역반응이 대부분이었다.

▲ 진더 마할이 WWE 챔피언 지명 도전자로 확정된 뒤 팬들의 야유는 극에 달했다. (사진=ⓒWWE.com)
▲ 진더 마할이 WWE 챔피언 지명 도전자로 확정된 뒤 팬들의 야유는 극에 달했다. (사진=ⓒWWE.com)

로만 레인즈가 야유를 받았던 최초의 이유와 비슷하다. 하지만 경우는 다르다. 로만 레인즈는 이미 더 쉴드 스테이블 해체 당시부터 푸쉬를 받을 것이라 예상돼왔고, 많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이것이 현실화되자 준비된 팬들의 역반응을 받았다. 반면, 진더 마할에 대해선 큰 소식이 없었다. 악역에 대한 야유가 아니라, 예상도 못한 일에 대비도 못한 당황스러움까지 섞여 있었다.

사실 여기까진 WWE의 선택이 매우 탁월했다. WWE는 드라마같은 구성이기에 늘 반전이 존재하고, WWE와 팬들의 머리싸움에서 WWE가 이겨야만 '재미'라는 구성으로 이어진다. 팬들이 예상한대로 흘러간다면 결과를 잘 맞춰 오던 팬들은 어느새 식상함에 등을 돌려버린다. 그런 점에서 WWE가 의외의 카드인 진더 마할을 꺼내든 것은 차라리 신선했다.

진더 마할은 이런 WWE의 기대에 부응하듯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적어도 WWE 먼슬리 스페셜 '백래쉬' 이전까지 보여준 진더 마할의 역할은 브랜드 내 악역의 한 축을 충분히 해냈다고 보인다. 1대1이 아닌, 싱 브라더스를 동원해 WWE 챔피언인 랜디 오턴을 괴롭히는 것은 그간의 위상 차이를 불식시킬만한 설득력을 충분히 갖췄다.

인도 시장을 공략하려는 WWE의 전략도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인도 내에선 팬들과 언론이 진더 마할의 푸쉬를 대단히 반기는 분위기며, 캐릭터 상품도 판매량이 좋은 편이다. WWE는 최근 인도 월트 디즈니에서 일했던 시테시 스리바스타바를 WWE 인도 총괄 부장으로 영입하며 인도 내 WWE에 관한 대부분의 권한을 맡겼다. 현지에 특화된 인물을 앞세워 인도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 진더 마할은 인도 시장에선 벌써 WWE 챔피언에 오른듯한 위상을 뽐내고 있다. (사진=ⓒWWE.com)
▲ 진더 마할은 인도 시장에선 벌써 WWE 챔피언에 오른듯한 위상을 뽐내고 있다. (사진=ⓒWWE.com)

우려되는 것은 진더 마할에게 쏟아지는 야유의 실체다. 팬들이 보내는 야유가 '악역'을 향한 것이라면 인기와 직결된다 말할 수 있지만, '인도인'을 향한 것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인종차별까지 확대하진 않겠지만, WWE의 오랜 역사를 살펴보면 팬들의 다른 국가, 인종에 대한 반감은 한 번 생기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WWE의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다. 프로레슬링 전문 매체 레슬매니아닷넷(http://wmania.net)의 최근 리포트를 보면 실제 진더 마할은 이전 몇 번의 마이크워크를 통해서 사람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야유가 '미국인이 아니라서', '자신들과는 다르기 때문에'라고 해석했다. WWE가 의도적으로 '진더 마할은 인도인'이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당장 WWE 내 진더 마할의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인도 시장 공략이라는 측면에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마니아가 아닌 라이트 팬들이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향을 계속 고집하다간 진더 마할을 팍스 아메리카나의 희생양으로만 써먹을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순수 인도 혈통이 아닌 진더 마할의 인종을 강제로 팬들의 뇌리에 주입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이것이 모든 대립에서 주가 되면 진더 마할이 '인도판 루세프'가 되는건 시간 문제다. 능력이 있어도 어느 시점부터 유리천장을 뚫지 못한다. WWE의 보수적 혈통주의는 그 정도로 강하다.

▲ 루세프를 비롯한 많은 사례에서 보여주듯, 애국심을 볼모로 한 마케팅은 한계치가 분명하다. (사진=ⓒWWE.com)
▲ 루세프를 비롯한 많은 사례에서 보여주듯, 애국심을 볼모로 한 마케팅은 한계치가 분명하다. (사진=ⓒWWE.com)

진더 마할의 분위기는 분명 괜찮다. 몸도 빈스 맥맨이 좋아할만할 정도로 키웠고, 캐릭터 소화력도 좋다. WWE 내 팬들의 야유도 충분하고, 인도 시장에서의 효과도 좋은 편이다. 갑작스레 올라왔지만 차근차근 팬들을 설득하고 있다. 괴물같지만 경기력이 형편 없었던 그레이트 칼리보다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백래쉬'가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더 마할이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는 것의 여부와는 별개로, 랜디 오턴과 얼마나 재미있는 시합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자리다. 경기 운영이나 링에서의 스토리텔링, 어느 한 쪽이라도 입증하면 팬들은 그때부터 가능성을 보게 된다. 랜디 오턴의 안티도 가져가는 효과까지 이끌어내 WWE에서의 신뢰도 상승하게 된다.  그레이트 칼리는 경기에서 실망감을 줘 결국 이 벽까지 깨진 못했다.

진더 마할이 '백래쉬'에서 입증해야 할 것은 미국인과 맞서는 그의 '출신'이 아니다. WWE 스맥다운 라이브에서 최고의 악역이 될 수 있다는 자신의 '가치'다. 그레이트 칼리를 넘어설 수 있는 조건을 완성하는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 진더 마할이 넘어야 할 큰 산, 그레이트 칼리 (사진=ⓒWWE.com)
▲ 진더 마할이 넘어야 할 큰 산, 그레이트 칼리 (사진=ⓒWW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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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2017-09-19 22:44:09
th

ㄹㄹ 2017-08-30 13:23:28
ㅠㅠ로만레인즈ㅡ좋은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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