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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의 꿈’ 다시 꾸는 현정은 회장

[김재훈의 늦었슈] 새 정부 남북 관계 ‘해빙’ 금강산 관광 ‘청신호’

김재훈 선임기자 press@cstimes.com 2017년 05월 11일 목요일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자료사진)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선임기자] 1998년 6월 16일.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소 500마리를 트럭에 싣고 판문점으로 향했습니다. 민간차원 협의를 통한 첫 방북일정이었습니다.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도 물론 처음이었습니다. 남북분단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장면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통일’이라는 단어가 당시 세간에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정치권이 아닌 경제계가 상호 신뢰관계 구축의 새 길을 텄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특히 같은 해 11월 18일 개시된 금강산 관광은 여기에 탄력을 더했습니다. 크루즈선인 금강호가 출항하면서 ‘그리운 금강산’은 ‘그리웠던 금강산’이 돼 실향민들의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로부터 약 10년간 남쪽 사람들의 발길을 허용한 금강산은 2008년 굳게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관광을 주도했던 현대아산과 고 정 회장의 ‘통일행보’에 기약 없는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랬던 마침표가 쉼표로 최근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장기간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유연해질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계획입니다. 최소한 2008년 이전 수준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함의입니다.

그래서인지 개성공단 재가동을 중심으로 한 크고 작은 대북 관련 기업들의 재기도 시간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상징적인 의미를 포함해 대표격일 수 있는 현대아산이 반색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부적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현대아산 관계자의 조심스런 반응입니다. 시종일관 여유로우면서도 명료한 자신감이 발언 곳곳에 묻어있었습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중단 등의 여파로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한참 전에 포기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업이었다는 평가가 재계에 그간 숱했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고집스런 뚝심이 있었습니다. 숫자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현대그룹의 창업정신이 금강산 관광에 녹아있다고 판단해서였을까요.

“며느리인 현정은 회장에 대한 정주영 회장의 관심은 각별했다. 며느리였지만 뛰어난 사업적인 수완을 (현 회장에게서) 발견했던 것 같다. 경영 일선에 참여시킨 정주영 회장의 판단이 결과적으로 맞지 않나…”

재계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사실 현정은 회장은 정통 기업가 집안 출신입니다. 부친인 고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은 1964년 설립된 신한해운 창업주입니다. 현대상선을 보유했던 정씨 일가와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오늘의 현대상선을 만든 일등공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정은 회장의 몸 속에 이미 오래 전부터 기업인 DNA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준비는 2008년 이후 단 한 번도 놓은 적이 없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금강산) 방문 기회마다 현지 시설물들도 꼼꼼히 점검해왔다. 실무 차원의 준비는 끊임없이 업데이트 돼 왔다고 보면 된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소식에 크게 환호성을 지른 기업이 있다면 현대아산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양 손을 불끈 쥐었을 현정은 회장의 다음 행보 역시 내심 궁금한 따뜻한 봄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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