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전성시대…초고층 기대감에 집값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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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전성시대…초고층 기대감에 집값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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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분양∙입주 잇따라…재개발 사업도 속도↑

▲ 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
▲ 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성수동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일대 초고층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입주하는 가운데 한강변 정비구역 재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붙으면서다.

◆ 매매가 3년 간 고공 점프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수동1가(둘레7길)에 위치한 A빌라의 전용면적 18㎡(2층) 매물은 지난달 3억7700만원에 거래됐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6912만원이다. 2006년 준공된 다세대주택인데 매매가가 최근 분양된 최고급 레지던스 뺨친다.

같은 달 성수동1가(성덕정길) 소재 1993년식 B빌라의 전용 37㎡(3층) 매물은 4억6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성사됐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4175만원으로 역시 강남권 여느 신축 아파트 분양가를 웃돈다.

A빌라 전용 18㎡(3층) 매물은 2014년 1월 2억원(3.3㎡당 3667만원)에 매매됐다. B빌라 전용 49㎡(3층) 매물은 같은 시기 3억3000만원(3.3㎡당 2245만원)에 팔렸다. 모두 3년 만에 매매가가 2배 가까이 올랐다.

A∙B빌라는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에 속해 있다.

성수동은 2009년 이촌∙여의도∙합정∙압구정동과 함께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전략정비구역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한 개발구역이다. 이후 4곳이 중도 해제되면서 현재 성수동만 전략정비구역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전략정비구역에선 공공기여율을 30% 내외로 높이는 대신 300% 이상 용적률을 적용해 최고 50층짜리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서울시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 가이드라인은 공공기여율 15%, 최고 35층, 용적률 최대 300%를 규정하는데 전략정비구역은 이 규제에서 예외인 것이다.

당초 성수전략정비구역 집값은 전략정비구역 지정 직후 한 차례 급등했다. 그러나 소규모로 즐비한 다세대∙연립주택과 상업시설 소유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재개발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높은 공공기여율 부담도 걸림돌이 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집값은 다시 떨어졌다.

이곳 집값이 치솟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다.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강남권 아파트들이 서울시 '35층 제한'에 번번이 가로막히자 성수동은 서울 유일의 50층 아파트 가능 지역이라는 희소성 부각으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해당 구역에는 이미 '배우 김수현 집' '초고가 아파트' 등 수식어를 얻은 45층짜리 주상복합 '갤러리아 포레', 내달 입주하는 47층 주상복합 '서울숲 트리마제' 등 랜드마크들이 우뚝 솟아 있다. 대림산업과 부영은 조만간 이 근처에 최고 49층 주상복합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 재개발 다시 속도 낸다

동력을 잃었던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4지구 재개발 작업도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속도가 가장 빠른 제4지구는 작년 7월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곧 서울시 건축심의위원회에 사업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제1지구는 지난달 4일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조합설립인가를 위한 서류 제출과 서울시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이달 마치기로 협의했다. 작년 추진위원회를 만든 제2지구와 제3지구 역시 조합 설립을 향해 달리고 있다.

성수1가에 위치한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정비구역 집값이 많이 올라서 지금은 평당 최소 27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호가한다"며 "1구역이 제일 가격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동네 분위기가 바뀌자 전략정비구역과 직접 연관이 없는 아파트 시세까지 들썩이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성수동 전체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은 작년 초 1775만원에서 이달 2023만원으로 14%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은 1733만원에서 1901만원으로 9.69%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성수동이 차세대 부촌으로 손색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역세권'(지하철 역), '숲세권'(서울숲), '수세권'(한강) 조건을 충족하는 데다 강남과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입지도 강점이라는 평가다.

다만 투자관점에서 볼 땐 단기간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조합 설립 이후에도 10년 이상 걸리는 게 부지기수인 만큼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성수동 D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정비구역 매물은 많이 나온다"며 "그런데 지금은 좀 늦은 감이 있어서 재개발 투자를 노린다면 투자처를 신중히 고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E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이 언제 완료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역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 전세임대 놓기 유리한 곳을 선별해 전세를 끼고 투자하면 비교적 자금 부담 없이 임대수익을 얻으면서 재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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