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일감 나눈다더니…롯데 거짓말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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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과 일감 나눈다더니…롯데 거짓말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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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내부거래 다시 증가세로…SK∙포스코건설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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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롯데건설(대표 하석주)이 도맡아온 그룹 일감을 외부 기업에 나눠준다던 롯데그룹의 공약이 무색해졌다. 잠시 줄어드는 듯했던 롯데건설 내부거래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매출 4조6378억원 중 1조7680억원(38.12%)을 내부거래로 벌어들였다.

롯데물산(4326억원), 롯데쇼핑(3674억원), 롯데칠성음료(2186억원) 등 주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롯데건설 매출에 힘을 보탰다.

롯데건설은 호텔롯데(43.07%)와 롯데케미칼(35.21%)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신동빈 롯데 회장(0.59%) 등 오너 일가가 지분 99.63%를 보유하고 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미미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내부거래로 인한 따가운 눈총이 이어지자 지난 2013년 롯데그룹은 그 동안 계열사끼리 거래해온 물량 일부를 외부 중소기업에 발주하기로 했다. 내부거래 축소로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다.

롯데는 통상 내부거래가 많은 건설, 물류, 시스템통합(SI), 광고 등 4개 부문에서 연간 총 3500억원어치 일감을 외부기업과 나누기로 했다. 롯데건설이 담당하는 그룹 건설분야 일감만 1050억원 규모를 외부기업에 주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을 앞뒀기에 내놓은 '보여주기' 식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실제로 해당 조치 이후 롯데건설의 내부거래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롯데건설은 2013년 매출 4조3063억 중 1조8857억원(43.79%)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냈다. 2014년 내부거래는 총 매출 4조4498억원 가운데 2조1423억원(48.14%)에 달했다. 2015년에는 매출 4조1282억원 중 1조3373억원(32.39%)으로 다소 줄어드는 듯했지만 지난해 다시 40% 턱밑까지 내부거래 비중이 커졌다.

이는 내부거래를 줄여나가고 있는 다른 대형 건설사들의 행보와 배치된다.

SK건설은 2013년 총 매출과 내부거래 매출이 각각 7조5053억원, 3조1459억원(41.92%)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7조1821억원 중 내부거래 매출은 1조8573억(25.86%)으로 줄었다.

포스코건설은 2013년 매출 8조0283억원 가운데 4조9194억원(61.28%)을 내부거래로 벌었다. 지난해엔 매출 5조4961억원 중 1조1646억원(21.19%)이 내부거래 매출이었다.

포스코건설과 SK건설은 과도한 내부거래 비중 탓에 꾸준히 도마에 오르내렸던 곳이다. 이들은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20%를 넘어 타 주요 건설사를 웃돌지만 추세적으로 외부매출 비중을 늘려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물산에서 발주한 롯데월드타워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특수관계자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해당 공사가 올해로 끝났기에 내부 매출도 작년보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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