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먼레인즈, 언더테이커 꺾었지만 '야유보다 무서운 무반응' 최악이었다(WWE 레슬매니아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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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먼레인즈, 언더테이커 꺾었지만 '야유보다 무서운 무반응' 최악이었다(WWE 레슬매니아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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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WWE.com)

[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로먼 레인즈가 '살아있는 전설' 언더테이커를 꺾고 레슬매니아 33의 대미를 장식했다.

프로레슬링 전문 매체 레슬매니아닷넷(http://wmania.net)은 4월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캠핑 월드 스타디움서 열린 WWE 최고의 축제, 레슬매니아 33 메인 이벤트에서 로먼 레인즈가 언더테이커를 꺾었다고 전했다.

이날 대회 메인 이벤트는 RAW, 스맥다운 라이브(Smackdown Live!) 양자 브랜드 챔피언십이 아닌, 로먼 레인즈와 언더테이커 간 경기였다. 언더테이커의 레슬매니아 연승 기록은 이미 브록 레스너에 의해 깨졌지만, 여전히 WWE에서 '최종 보스' 이미지를 유지하는 언더테이커를 레슬매니아라는 큰 무대에서 로먼 레인즈가 넘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 (사진=ⓒWWE.com)

예상대로 로먼 레인즈는 일방적인 야유 속에 등장했다. 로먼 레인즈는 팬들의 야유 여부와 관계없이 '디 가이'라는 강력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지만, 레슬매니아 상대가 언더테이커로 결정되면서 로먼 레인즈에 대한 야유는 극에 달했다. 언더테이커에 대한 WWE 팬들의 존경과 로먼 레인즈에 대한 반감이 만나서 만들어낸 효과였다. 로먼 레인즈 역시 딱히 악역으로 돌아서는 계기가 없었음에도 경기 운영을 악역 스타일로 하는 등 악역의 이미지를 굳혔다.

경기의 긴장감은 다소 느슨했지만 승리 예상은 쉽게 할 수 없었다. 50세를 훌쩍 넘긴 언더테이커는 체력이 일찌감치 바닥나 동작 하나하나를 힘들어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문제는 로먼 레인즈였다. 언더테이커의 체력 문제로 경기가 정상적 패턴으로 진행되지 못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로먼 레인즈마저 중반부터 눈에 띄게 체력이 저하됐고, 링 밖 아나운서 테이블을 이용한 공격이 지나간 뒤엔 경기 속도가 매우 느려졌다.

▲ (사진=ⓒWWE.com)

경기 후반은 녹초가 된 두 명이 철제의자를 이용한 공격만을 유지하며 간신히 버티는 양상이 돼버렸다. 로먼 레인즈는 언더테이커를 제대로 들지 못하는 촌극을 연출했고 언더테이커의 헬스게이트는 정확히 들어가지 않았다. '최고의 축제'라는 레슬매니아의 메인 이벤트라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

막판은 로먼 레인즈가 언더테이커를 일방적으로 가지고 노는 형태였다. 로먼 레인즈가 철제 의자를 이용한 공격과 두 번의 스피어를 작렬했지만 언더테이커는 이를 킥아웃했다. 언더테이커가 트레이드마크인 싯업으로 일어나려 했지만 다시 쓰러졌고, 로먼 레인즈는 다시 언더테이커를 일으킨 뒤 스피어를 날려 승리를 거뒀다.

23분에 걸친 장시간의 경기였지만 로먼 레인즈의 승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찝찝함을 남겼다. 프로레슬링이 승패가 정해져 있고, 그 과정 또한 흐름이 정해져 있다는 부분에서 로먼 레인즈의 승리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팬들을 설득하기에 있어선 모자란 부분이 다소 있었다. 심판이 3카운트를 선언하는 순간 팬들은 거의 무반응에 가까운 냉담함을 보였다. 로먼 레인즈가 승리할 줄은 알았지만 이런 식으로 승리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도 포함됐을 것이다.

▲ (사진=ⓒWWE.com)

이 경기는 사실상 언더테이커의 은퇴 경기나 다름 없었다. 경기 종료 후 언더테이커는 복장을 갖춰 입은 뒤 포즈를 취했고 마지막엔 링에 자신의 상징과도 같았던 장갑, 코트, 모자를 벗어 내려놨다. 팬들은 "땡큐, 테이커!"를 외치며 존경을 표했고, 언더테이커는 아내와 입을 맞춘 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레슬매니아 입장로를 다시 걸어 나갔다. 여러 번의 종소리는 언더테이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듯 했다.

WWE 입장에선 로먼 레인즈가 언더테이커에게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 여겼을 것이다. 로먼 레인즈의 강력한 이미지를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고, 가장 확실하게 악역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약물 의혹 사건 이후 중심 스토리라인에 합류시키기 조심스러웠던 로먼 레인즈에게 모든 관심을 집중시키기에도 좋은 선택이었다.

▲ (사진=ⓒWWE.com)

그러나 이같은 WWE의 장밋빛 미래는 로먼 레인즈가 정상적으로 팬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큼의 경기를 펼치고 언더테이커를 꺾었을 때 가능한 것이었다. 로먼 레인즈는 이도저도 아닌 경기 끝에 어거지로 승리를 끼워맞춘 것과 같은 졸작을 만들어냈다. '축제' 레슬매니아의 메인 이벤트라는 이미지도, '끝판왕'이라는 언더테이커의 이미지도, '디 가이'라는 본인의 이미지도 모두 마이너스가 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 (사진=ⓒWWE.com)
   
▲ (사진=ⓒWWE.com)

물론 이 경기의 퀄리티를 로먼 레인즈에게만 책임을 물을 순 없지만, 로먼 레인즈는 이 경기의 많은 부분을 책임져야만 했고, 그 댓가로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만 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팬들의 무반응으로 나타났다. 언더테이커의 은퇴라는 이유로 이 경기를 레슬매니아 메인 이벤트에 배정했다면 WWE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반대로 이런 경기가 나올 것을 예측하고도 경기를 메인 이벤트에 배정했다면 WWE는 레슬매니아를 자신들만의 축제로 만든 것이었다. 이럴거면 골드버그와 브록 레스너의 경기를 메인 이벤트로 배정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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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2017-08-24 22:49:50
댓글 단 새끼들 다 병신이냐 언더테이커가 힘들다고 했으니까 은퇴가되지 은퇴는 자기가 결정하는거야
알겠냐? 언더테이커가 은퇴한다고해서 시나리오를 그렇게 쓴거지 스포츠에스도 모르면 닥치고찌그러져있어라

이정석 2017-06-06 23:02:41
시나리오 존나 잘쓴다 WWE미친세끼들이 브록한테만 져서 24-1했으면 더 좋았을거아냐 로만을 너무 키운답시고 언더테이커한테 이기게하냐 이제 레슬링안봄

시나리오발로쓰나 2017-04-21 17:38:23
로만이 언옹을 이기면 안 되지, 시나리오를 발로 쓰나. 언옹의 레슬매니아 연승 깨진 충격이 2년이 지난 지금도 안 가시는데 전설의 마지막에 뭐하는 짓이야.

에라이 2017-04-11 16:39:41
로만은 최악의 밉상캐릭터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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