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대선 바람 타고 금호타이어 찾아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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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대선 바람 타고 금호타이어 찾아 올까
  • 문성희 기자 outofhere@nate.com
  • 기사출고 2017년 03월 2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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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잇달아 금호타이어 방문...채권단 강경 불가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컨슈머타임스 문성희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요청한 컨소시엄 제안을 조건부 허용해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희망이 생겼다.

산업은행은 28일 주주협의회에서 박 회장의 컨소시엄 제안을 허용할 수 없다며 원칙적 불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기간 내에 구체적이고 타당한 구성안을 제출하면 재논의한다는 조건을 달아 허용 가능성을 열어 놨다.

금호그룹은 여전히 조건없는 컨소시엄 허용을 주장하며 즉각 반발했다.

금호그룹은 "산업은행에 수차례 컨소시엄 가능 여부를 주주협의회에서 논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산은은 독자적으로 컨소시엄 불가 입장을 밝혔다"며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부결하면서 자금계획서를 제출하면 허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금호그룹의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이 그동안의 강경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력 대선주자들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업체에 넘길 수 없다며 직접 금호타이어를 잇달아 방문하는 행보까지 보이고 있어 박 회장이 대선분위기를 타고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 채권단, 한발 물러나다

2010년 워크아웃 당시 채권단은 경영권을 포기하는 박삼구 회장에게 주식매수 우선권을 부여했다. 채권단이 제3자에게 주식을 매각하게 되는 경우 박 회장에게 주식을 먼저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다. 물론 가격은 제3자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전제이다.

채권단은 올해 1월 공모절차를 거쳐 지난 12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더블스타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42%를 9550억원에 매입한다는 제안을 했다.

협상대상자가 선정이 되자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주장하며 1조원을 마련해 매수권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단독으로는 자금마련이 어려워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입할 것을 채권단에 제안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당초 약정조건에 박 회장이 단독으로 매수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돼있는 점을 들어 컨소시엄을 통한 참여가 불가능하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박 회장은 소송전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전한다.

하지만 채권단의 이날 결정에 따라 박 회장은 4월 13일까지 컨소시엄 구성안을 만들어 제출하고 채권단의 재검토를 받는 절차를 밟게 됐다.

◆ 호남민심 의식...정치권도 반발

채권단이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최근 주요 대선주자들의 잇단 금호타이어 관련 행보가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금호타이어를 직접 방문해 중국기업에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각의 우선 원칙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금호타이어 상황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고 말했다. 안희정 후보도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매수자가 금호타이어를 운영하도록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 안철수 후보도 잇달아 금호타이어를 방문해 중국 업체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금호타이어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최근 호남의 표심이 대선후보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정치권은 바라본다.

금호그룹은 1946년 고 박인천 회장이 광주택시를 설립해 금호고속을 거치면서 호남을 모태로 성공신화를 일군 기업이다.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 작업도 호남의 지지를 배경으로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선 분위기가 무르익고 새정부가 들어 설 시기가 가까워 오면서 정부와 채권단도 선뜻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박 회장의 계획서를 검토하다 보면 차기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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