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이타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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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이타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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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맥어스킬 지음 / 전미영 옮김 / 부키 / 312쪽 / 1만6000원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노동착취 공장은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며 섬유∙장난감∙전자기기 등 선진국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 가난한 나라의 공장을 말한다. 주로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등에 산재해 있다. 아동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때문에 선진국 소비자단체들은 이들 공장 제품을 구매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인 윌리엄 맥어스킬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과 부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가혹한 노동환경은 공분을 살 만하지만 노동착취 공장 제품을 안 사는 건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애초에 착취공장을 선망의 직장으로 만든 절대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올바른 대응이라고 지적한다.

가난한 나라에서 노동착취 공장은 좋은 일자리다. 노동착취 공장의 대안으론 저임금∙중노동에 시달리는 농장 일꾼, 넝마주이 등 더 형편없는 일자리뿐인데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다. 

선진국 사람들은 이런 가난한 나라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1993년 미국에서 노동착취 공장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아동노동억제법을 발의했을 때 방글라데시 공장에서는 아동 노동자 5만명이 해고됐다. 이들 대부분은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더 영세한 미등록 하청업체 등으로 옮겨갔다.

경제학자들도 노동착취 공장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한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노동집약적 제조업이 가난한 농업사회가 부유한 산업사회로 발전해나가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도 이 과정을 겪었다.

저자는 선의가 부작용 없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따뜻한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결합한 '효율적 이타주의' 관점에 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자신의 적성을 무시한 채 비영리단체에서 취직하기보다는 일반 기업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효율성이 큰 공익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하라고 조언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 윌리엄 맥어스킬 지음 / 전미영 옮김 / 부키 / 312쪽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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