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소비자,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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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소비자,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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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는 크고 작은 굴곡이 많았다. 과거의 기억을 접어두더라도 지금의 '최순실 국정농단'이 가져온 우리 사회의 진통은 유난히 심각하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싼 국론 분열은 치유의 처방전을 내기가 힘들어 보인다. 누가 누구를 원망하기에 앞서 여태까지 누적된 부조리와 총체적인 아노미 결과다.

벌써 입춘 지나고 18일 우수 거치면 만상이 겨울에서 깨어난다.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한다. 제법 훈훈해진 바람결에도 땅속 숨은 기운에서도 봄이 생동하는 느낌이다. 자연은 이렇게 절기따라 어김없이 변하는데 어둠속에 갈길을 잃은 한국의 상황은 여전히 새벽이 가깝지 않다.

이 혼란속에서 한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는 핀 포인트, 국민 소비자의 역할이 더 막중해지고 있다. 정치 행위의 대상은 항상 유권자, 정치 소비자다. 민주주의 정치에서 국민들이 1차 행사하는 투표권의 향방에 따라 경제, 복지는 물론 안보, 문화, 연대의식 등 국민 생활 전반이 영향을 받는다. 모든이들의 삶 그 궤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치는 그만큼 살아 숨쉬는 공기다.

일개 유권자로서 대선 예비시장의 판도가 궁금하다는 주변 사람들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때가 많다. 아직은 찍어줄만한 인물이 없다는 유보적 응답이 대다수다. 거의 멘붕 상태에 빠진 여권은 유력후보가 실종된 상태다. 야권 예비주자들은 호랑이 등에 올라 탄 기세다. 촛불광장의 민심과 태극기 바람몰이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최선이 없다고 차선을 선택할지 차악을 반복할지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남북 분단과 이념 대결, 지역과 세대 갈등으로 갈라져온 국민의식을 대대적으로 치유할 통합의 리더십이 이번에 더더욱 절실해졌다. '최상의 복지'라는 고용 문제 해결,  미래산업, 4차 산업혁명, 갈등치유 등 중차대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어느 후보, 어떤 정파가  더 정교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더 세련된 테크닉을 발휘할 지 잘 살펴볼 일이다.

지연과 학연 등을 따지면서 나와 가까운 후보를 밀던 종전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이번 대선판에서도 퇴행적이고 저열한 대한민국의 '끼리끼리 패거리' 자화상만 노정될 것이다. 공동체적 번영과 미래 비전이라는 대전제를 또다시 망각한다면 말이다.

역시 대선 빅마켓의 결정권은 정치 소비자의 손에 달려 있다. 대권주자도 국민 유권자도 각자 한표의 가치는 똑같다. 재청구된 영장 심사 결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등이 가장 큰  혐의다. 지금같은 특검 수사와 탄핵 심리 분위기라면 5월초 대선 가능성이 커진다. '짝퉁' 아닌 '명품' 지도자를 반드시 국민 유권자의 손으로 직접 선출해낼 각오와 준비를 다져야 한다. 이번에 또 실패한다면 그 휴유증과 상처는 아주 오래 갈것이다.

채삼석 컨슈머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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