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선테마주와 최순실, 내가 하면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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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선테마주와 최순실, 내가 하면 로맨스?
  • 김동호 기자 news4u@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2월 06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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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다들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 불고 있는 대선 테마주 광풍 역시 그렇다.

"저 기업 대표이사가 대선후보 누구와 대학 동창이다. 고향이 어디다. 무슨 기관에서 같이 일을 한 적이 있다" 등등 대선 테마주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이유도 다양하다. 친인척이 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투자자들이 대선 테마주에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해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 학연, 지연, 혈연 등을 이유로 각종 특혜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최순실'이다. 현직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돼 검찰에 체포된 그는 전 국민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 특검은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뒤에서 국정에 관여하고 각종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최씨가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업고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했거나 혹은 개입하려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해 집중 수사 중이다. 최씨는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선 테마주에 투자한 이들이 기대하는 것이 바로 이와 같은 것일까? 대통령 혹은 그 측근 인사가 권력을 이용해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해택을 주는 것 말이다. 하지만 투자자들 역시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촛불을 들고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이들도 꽤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들이 제2, 제3의 최순실이 등장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선 테마주 광풍은 이를 조장하거나 최소한 방조하고 있다.

지난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반 전 총장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에 이른바 반기문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지엔코, 성문전자, 한창 등 다수의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그간 대선주로 주목받으며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이들 종목의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다른 후보들의 관련주 주가도 요동쳤다. 여권 내 다른 후보가 부각될 것이란 관측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유승민 의원 관련주가 등장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언제 급락세로 돌아설지 알 수 없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정치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 및 투자자 분석을 강화하고 '정치테마주 특별조사반'을 운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정치테마주와 관련한 부당거래 제보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대선 후보를 내세운 정치테마주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이쯤에서 다시 투자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은 과연 로맨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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