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진해운에 날아드는 '불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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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진해운에 날아드는 '불나방'
  • 오경선 기자 se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1월 16일 0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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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오경선 기자] 그들은 마치 어두운 밤 불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 같다.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진해운 투자자들을 보며 든 생각이다.

불나방도 몸에 불이 붙기 전까진 행복했을 것이다. 한진해운 투자자들도 늘어난 계좌잔고를 보며 행복해하고 있을지 모른다. 오늘까진 그렇다. 하지만 앞으로의 주가 향방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투자는 결국 개인의 판단이니 누구도 한진해운 주식에 대한 투자를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한진해운의 주가 흐름을 보고 있자면 투자보다는 투기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회사의 청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폭탄 돌리기에 나선 것 같은 모습이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란 생각에서 단기투자에 나설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폭탄은 언젠가 터지게 마련.

올해 초 300원대였던 주가는 불과 2주 만에 1400원을 넘어섰다. 단기간 3배 이상의 급등이 나온 것. 동전주가 순식간에 지폐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회사 본연의 가치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한진해운 주가 급등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한 한국거래소가 나섰지만 달아오른 투자자들의 열기를 식히기엔 역부족인 듯 하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지난 5일 한진해운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 11일엔 매매거래정지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12일 매매거래가 다시 개시되자 한진해운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에 다시 거래소는 13일 한진해운에 대해 매매거래정지 조치를 내리고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의 이 같은 조치가 투자자들의 흥분을 어느 정도나 식혀 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는 위험을 느끼고 매도에 나설 수도 있고 여전히 주식을 사기 위해 달려들지도 모른다. 상한가와 거래정지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면 마치 투자자와 거래소가 술래잡기를 하고 있는 듯도 하다. 

사실 한진해운 주가가 어디까지 급등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큰 불이라도 결국엔 꺼지게 마련이다. 불이 꺼진 자리에 남겨진 이가 되고 싶지 않다면 '투기'가 아닌 '투자'를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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