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 재벌 2세' 한화 떠나고, 동국엔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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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동 재벌 2세' 한화 떠나고, 동국엔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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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 장선익, 한화 김동선(왼쪽부터)

[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주취 난동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재벌가 자제들의 대처가 엇갈리고 있다. 한화그룹 김동선 씨는 사표를 제출한 반면 동국제강 장선익 이사는 조용히 넘어가려는 듯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셋째 아들인 김동선 씨는 한화건설 측에 10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종업원들의 뺨 등을 때리고 경찰에 연행되면서 순찰차 문을 걷어차고 시트를 찢어 구속됐다.

김씨는 2014년부터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으로 근무해왔다. 갤러리아승마단 소속 선수이기도 하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최순실 딸 정유라와 함께 나가 나란히 승마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씨가 구속된 뒤 박근혜 대통령, 김씨, 정유라가 함께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됐다. 김씨는 2010년에도 비슷한 난동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점, 부친 김승연 회장이 과거 둘째 아들과 관련한 보복폭행 사건과 연루돼 실형을 받았던 사실 등까지 재조명되며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당시는 임병선 두정물산 사장 아들인 임범준 씨가 만취한 채 기내 난동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아들인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가 술집에서 만취한 채 기물파손을 하는 등 재벌가 자제들이 연이어 구설수에 오를 때였다. 김동선 씨의 난동에 한화그룹 역시 난처해졌다.

이런 상황이 되자 김씨는 변호사를 통해 한화건설 명예를 실추한 것에 대해 임직원에게 사과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한화건설은 김씨의 사표 수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반면 김씨가 술집서 난동을 부리기 불과 1주일 전 유사사건으로 입건된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는 사과문 발표로 끝내려는 듯한 모습이다. 장선익 이사는 지인 여럿과 술을 마시다 만취 상태로 행패 부리며 재물을 손괴한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동국 측은 즉시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일부 채널을 통해 장 이사가 혐의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과 보상을 합의했다고 전해 이미 상황이 종결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측은 "재물손괴는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아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장 이사는 바로 다음날 "백배 사죄하고 용서 구한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곧 동국제강 측이 전날 장 이사가 이같은 만취 난동을 부린 것은 주점 측에서 케이크 가격을 높게 부른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장 이사는 물론 동국제강 측의 대처가 문제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다시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10일 신년인사회에서 장 이사를 따끔하게 혼냈고 장 이사 역시 잘못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장선익 이사의 삼촌이다. 장 부회장은 "장 이사가 정신 차리고 잘 할 것"이라며 걱정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는 장 이사 명의의 사과문 연장선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이 대세다.

게다가 김동선 씨의 사의 표명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장선익 이사는 외적으론 사과 했지만 사내 책임은 전혀 지지 않고 오히려 삼촌이 감싸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동국제강 측은 장 이사가 정상 출근해 업무를 보는 가운데 사내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일로 인한 사내 징계 등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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