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출금 뚫고' 日 출국 그 어려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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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출금 뚫고' 日 출국 그 어려운걸?
  • 김재훈 선임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1월 06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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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늦었슈] 장녀 규미 씨 약혼 '특별허가'…또 다른 특혜?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선임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알려졌다시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출국금지 된 상태입니다. 면세점 재승인 배경과 관련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검이 지난해 11월30일 공식 출범했으니 약 1개월 이상 국내에 머물러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래서인지 신 회장은 올해 초 가족 신년회를 제주 롯데호텔에서 조촐하게 열었다고 합니다. 부인인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와 장남 유열 씨, 장녀 규미 씨, 차녀 승은 씨 등을 일본에서 불러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출금에 따른 불가피한 행보로 비쳐집니다. 그런데 꼭 그렇지 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달, 그러니까 지난해 12월 중순 규미 씨 약혼식 참석을 위해 짧은 일정으로 일본 도쿄를 방문했었습니다. 어찌된 영문일까요.

요약하면 신 회장의 간곡한 요청이 특검에 전해졌고 특검이 이를 받아들여 허락해줬다는 내용입니다.  '애비로서 딸 약혼식에 불참할 수는 없습니다. 하해와 같은 아량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정도로 압축됩니다.

규미 씨는 2015년 말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유열 씨와 마찬가지로 일본 국적입니다. 일본에서 초-중-고를 모두 졸업했습니다. 뼛속까지 일본인이란 의미입니다. 본거지가 아닌 타향에서 축하 받는 상황이 본인 입장에서 달갑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신 회장의 읍소 배경에는 물론 진한 부정(父情) 이 깔려 있었겠지요.

출금이 일시 해제되는 유사 상황이 흔치는 않지만 있었습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 케이스입니다. 2014년 말 독일가전박람회(IFA)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 전시용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를 받다 출금을 당했습니다.

직후 조 사장은 무고 정황과 증거를 구체적으로 밝힘과 동시에 회사차원의 금전적 손실 가능성을 법원에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이듬해 1월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 'CES 2015'에 겨우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출금해제 요청을 거부당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범 삼성가로 분류되는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불명예'의 주인공입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아들이죠.

700억원대 세금 체납 탓에 2015년 2월까지 약 4년 간 출국금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후 캄보디아 현지 봉사활동을 이유로 출금 해제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습니다. '괘씸죄'가 작용됐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사례에 신 회장 일본행을 대입하기는 온도차가 있습니다.

비록 일시적이라고는 하나 철저한 개인사에 대한 출금해제 조치가 타당한지, 결혼식도 아닌 약혼식에 대한 배려가 통상적으로 대한민국 법개념상 적절한지 등 입니다. 즉 '그럴만한 꺼리냐'는 시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애깁니다.

"(신 회장의 일시) 출금해제와 관련해서는 그 어떤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 자체가 법적으로 정해진 룰이다. (신 회장에 대한 출금조치가) 사실이라고 해도 밝힐 수 없다. 심지어 출금 당사자에게도 사전 통보를 하지 않는다. 나중이 돼야(출국 심사장에 나가서야) 알 수 있는 구조다. 본인(신 회장)이 특검에 물어본다 한 들 알려줄 수 없을뿐더러 실제 특검도 (출금이 됐는지) 모른다. 간혹 기자들 사이에 출금이 확정됐다고 (기사에) 쓰는 경우가 있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자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박영수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의 친절하면서도 은근한 경고가 묻어있는 설명입니다. 사안이 사인인 만큼 오보를 염려하는 행간의 의미가 읽혀집니다.

롯데그룹 측도 드러내 놓고 해명하기 어려운 입장임이 이해됩니다.  "신 회장 개인사라 내부적으로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 특검보의 말을 빌리면. 법적으로 유출돼서는 안 되는 정보인 만큼 롯데그룹 측의 반응에도 이유는 있습니다.

다만 여론의 흐름을 보건데 결코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느낌입니다.

대통령 탄핵이 검토되고 있을 정도로 최순실 사태 여파가 큰 가운데. 직간접적 연루자들에 대한 호의가 또 다른 특혜시비를 낳을 수도 있다는 불편한 시각인데요. 이 같은 전례를 만든 것 자체가 향후 특검팀에 부담이라는 지적이  그것입니다.

'예식장은 안가도 이해되지만 장례식장은 꼭 가봐야 한다'는 우리네 처세관습에 비춰볼때  관혼상제(冠婚喪祭) 중 상(喪)이 아닌 다른 항목은 '익스큐즈'가 불가하다는 함의입니다.

약혼식?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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