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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

“항공기 탑승문화 개선하려면…항공여행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안은혜 기자 aeh629@cstimes.com 2017년 01월 09일 월요일
   
 

[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항공기 내의 난동 승객 문제가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에서는 운항중인 여객기 내에서 술에 취한 승객이 욕설과 고성은 물론 폭력까지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수천 미터 고도를 비행하는 여객기에서 이 같은 기내 난동은 안전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다.

최근 3년 간 항공기 내 불법 행위가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처벌 수위가 미미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인지 한국항공대학교 허희영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항공기 내 불법 행위 3년 새 2배↑

Q. 지난 달 20일 미국 팝가수 리처드 막스에 의해 알려진 대한항공 여객기에서의 취객 난동과 같은 달 30일 만취한 러시아인이 고성과 욕설로 소란을 피우는 등 항공기 기내 난동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 기내에서의 난동행위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지요.

기내난동이 최근 들어 빈번해 지는 것은 비행기를 타는 여행객 수가 계속 늘어나는데 비해 기내예절이 바뀌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기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란까지 모두 기내난동의 범주에 해당되지요. 사실, 기내난동은 알려진 것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기내난동은 범위가 넓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폭언이나 소란행위, 음주 후의 위해 행위, 성희롱, 흡연행위, 전자기기 사용 등 다양합니다. 특히 흡연행위가 절대적으로 많고 다음으로 폭언과 소란, 성희롱 등의 순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Q. 항공기 내 크고 작은 불법 행위가 최근 몇 년 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300여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 아닌가?

== 최근 국회에 보고된 통계를 보면 지난 2013년 203건이던 것이 2014년에는 354건, 2015년에는 460건으로 늘어나고 있어 3년 사이에 2배 이상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아마도 2016년 통계가 정리되면 더 많이 늘어났을 겁니다.

최근의 사고들을 계기로 항공기 탑승문화가 개선되었으면 해요. 근본적인 대책은 사실 항공여행에 대한 인식만 바꾸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기내예절과 도덕의 문제인 거지요.

비행기의 객실이라고 하는 장소는 수 킬로미터 상공에 떠서 고립되고 밀폐된 좁은 공간입니다. 더구나 앉아 있는 좌석부터 비행기의 모든 시스템이 전자장비라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작은 실수라도 전체 탑승객에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여객과 상존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객실을 쾌적하게 꾸미고 승무원들을 통해 안전함을 느끼도록 노력하는 거지요.

Q. 기내 폭행, 난동 행위에 대한 처벌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 우리나라는 작년 1월에 항공보안법의 처벌조항을 강화했습니다.

예를 들면, 폭언이나 폭력을 가한 경우 1000만원 이하의 벌금, 기장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죠. 그런데 이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외국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맞는 지적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최고 20년까지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중국의 경우에는 기내난동이 당국에 접수되면, 해당 승객은 최소 5일부터 10일간 구속시킬 정도로 무겁게 다룹니다. 최근까지 세계적으로 기내난동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사실 현재의 처벌조항만으로도 기내의 안전문화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엄격히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기내의 난동행위를 법에 따라 엄격히 적용하게 되면 항공사의 입장에서는 이에 따른 고객의 불만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고객을 왕으로 모신다고 하면서 어떻게 기내에서 소란 정도를 피운다고 해서 물리적으로 제압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또 다른 불만이 귀찮을 수 있겠지요. 오히려 소란 피우는 승객을 담당한 객실승무원이나 팀원들에 대해 회사가 곱게 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Q. 다른 나라 또는 외국 항공사와 처벌 기준이나 수위에 어떤 차이점이 있나.

== 처벌기준에 있어서는 국제적으로 거의 동일합니다. 기내난동은 정도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해서 각각 단계적으로 대응하도록 항공사마다 매뉴얼을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교육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유형은 좌석불만이나 타 승객과의 문제 등으로 인한 고성과 분노의 표출 등인데 이 때에는 승무원이 설득하고 자체를 요청하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만취나 흡연, 승객간의 다툼, 폭언이나 성추행 등으로 승무원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안전에 위협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인데, 구두로 경고를 하고 경고장을 제시하게 됩니다.

세 번째 유형은 승객이나 승무원의 신체에 상해를 입히거나 기내시설을 파괴하거나 불법무기를 휴대해 안전운항에 위협이 되는 경우인데, 물리적으로 강력히 제지해야 합니다. 지난 달에 있었던 만취한 한국인 승객의 경우에는 3단계에 해당되는 거지요.

최근 기내난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에는 첫 번째 유형에 해당되는 것들은 모두 빠져있습니다. 두,세 번째 유형에 해당되는 난동 가운데 보고된 것만 그렇습니다. 이보다 훨씬 많이 일상적으로 어느 항공편에서인가 벌어지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처벌기준에도 있어서도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다소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신고된 난동행위를 다루는 경찰의 인식에는 이번에도 봤지만, 외국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 “항공사의 ‘난동 승객 탑승 거부’ 조치, 당연한 권리”

Q. 이번에 대한항공이 기내 난동 고객에 대한 탑승 거부를 하기도 했다. 블랙리스트도 있다고 들었는데.

== 사실 블랙리스트는 고객을 상대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흔히 파악하고 있지요. 블랙컨슈머라고도 하지요. 숫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승객이라고 하면 터무니 없는 불평으로 부당하게 보상을 요구한다거나 상습적인 기내소란과 승무원 괴롭힘, 영업방해 등이 심각할 경우에 항공사들은 나름대로 명단을 작성해 두고 주의를 하고 있습니다.

당사자가 모르게 탑승 전 객실승무팀의 미팅에서 탑승사실을 주지시키고 예의 주시합니다. 고객불만을 고려해서 본인은 모르게 합니다.

이번에 대한항공이 공개적으로 사고친 승객에 대해 앞으로는 비행기를 태우지 않겠다고 밝혔지요.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항공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사로서는 당연한 권리이고 책임 있는 조치로 생각됩니다.

Q. 대한항공이 이번 사태 이후 난동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내 폭행, 난동 행위 근절을 위해 항공사와 정부가 어떤 방안을 마련해야 하나.

== 항공사들은 모든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기내보안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도는 잘 구비되어 있어요. 다만, 실제로 기내난동에 직면했을 때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물리적으로 난동승객을 제압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집니다.

기내난동이 발생했을 때 회사는 해당승객의 입장보다는 승무원의 입장을 우선해서 기내안전을 확보하는 직장의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이번 기회에 객실승무원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소비자들도 제대로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객실승무원의 기본역할에 대해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는 딱 한 가지만 명시하고 있습니다. 항공안전입니다. 따라서 객실승무원의 1차적 미션은 객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지요.

친절과 쾌적성, 만족스러운 기내식 등은 안전이 확보된 다음의 서비스라는 점을 여행객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승무원이 안내하는 대로만 하면 쾌적한 서비스가 뒤따르는 게 항공여행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한국항공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항공경영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항공대 교수와 항공서비스교육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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