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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이원 대표

시각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시계를 개발하다

양대규 기자 daegyu.yang@cstimes.com 2017년 01월 02일 월요일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시간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하지만 시계는 평등하지 않다. 적어도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시계,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는 그것의 주인이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김형수 이원 대표는 ‘모두를 위한 시계’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는 ‘브래들리 타임피스’라는 새로운 시계를 만들었다.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차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계인 것이다.

◆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생각한다

Q. 브래들리 타임피스는 어떤 시계인가?

== 브래들리 타임피스는 시각장애인용 시계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시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계를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체구매 고객의 98%는 비장애인입니다.

브래들리 타임피스는 시계 표면의 두 개의 쇠구슬을 만져서 위치를 확인하며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시계의 앞면과 측면에는 둥글게 파인 홈이 있고, 그 홈에는 구슬이 들어가 있습니다. 앞면의 구슬은 분을, 측면의 구슬은 시를 알립니다.

눈으로 구슬의 위치를 볼 수 있고 구슬을 손으로 만져서 시간을 알 수도 있습니다. 두 개의 쇠구슬은 시계 내부의 자석에 붙어있어 만지면 움직이지만 손목만 흔들면 원래 시간으로 되돌아옵니다.

Q. 브래들리 타임피스는 어떻게 만들었나?

== 2011년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었습니다. 당시 수업 중 옆자리 친구가 자꾸 시간을 물었습니다.

그 친구는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손에 손목시계가 보였습니다.

‘이 친구는 어떤 방법으로 시간을 알까?’라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볼 수 없는 손목시계는 왜 차는 것일까?’ 나중에 친구에게 물어보니, 친구의 손목시계는 ‘말하는 시계(Talking Watch)’라는 것이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시간을 알려주는 시각장애인용 시계인 것입니다.

수업 중이나 도서관 등 조용한 곳에서는 사용하기 민망하고, 시끄러운 곳에서는 사용을 못합니다. 유리를 열면 분침과 시침을 만질 수 있는 촉각시계도 있지만 그것은 침이 부러지거나 고장이 잘나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21세기에 이미 스마트 워치가 생겨났는데 왜 시각장애인용 시계는 발전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모두를 위한 시계인 브래들리 타임피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 모두를 위한 시계, 브래들리 타임피스

Q. 브래들리 타임피스? 시계의 이름이 특이하다

== 군인이었던 브래들리 스나이더(Bradley Snyder)의 이름을 땄습니다. 그는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발물 해제 작업 중 시력을 잃었습니다. 그는 시력을 잃고 새로운 도전으로 수영을 택했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는 불과 1년 만에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습니다.

그가 올림픽에 출전한 이유는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신이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브래들리의 일상은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현재 데이터 분석 벤처기업에서 일을 하며 얼마전에는 마라톤을 완주하기도 했습니다.

브래들리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모두를 위한 시계의 이름을 브래들리 타임피스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2012년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는 오리곤 주립대학교 졸업 축하 연설에서 브래들리 스나이더의 말을 인용한 적 있습니다.

“눈이 안 보인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두려움에 갇혀 있지 않겠다. 비록 두 눈은 잃었지만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 앞으로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수백 번 다시 두 눈을 포기할 각오가 돼있다.”

Q. 이원(EONE)이라는 회사 이름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나?

== 이원(EONE)은 에브리원(Everyone)을 줄인 말입니다.

저희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하는 회사입니다. 사회적기업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기업으로서의 이윤 창출도 함께 추구합니다.

이윤만을 생각하는 일반 기업들에 비하면 재정 등에서 어려움이 많이 있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이슈를 생각하는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는 장기적으로 큰 강점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사람들의 관심은 ‘What'보다는 ’Why'로 옮겨질 것입니다.

Q.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무엇인가?

== 신체적 조건이나 나이·성별·인종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말합니다. 특정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장애인을 위한 제품들은 디자인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복잡한 기술들이 많이 쓰입니다.

우리는 보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장애인과 비장애인들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시각장애인들도 자신들의 제품 디자인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다른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원합니다. 브래들리 타임피스를 보면 저희가 원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시각장애인에게서 영감을 받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시각장애인은 무력하고 도움만 받는 존재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사업을 하면서 그들의 ‘다른’ 접근방식에서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충분한 동기를 가진 그들은 비장애인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Q. 이원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 우리는 디자인보다는 스토리 중심의 회사가 되기를 원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개발하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 제품에는 브래들리와 같은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을 것 입니다. 그들의 이름으로 제품 브랜드를 만들어 이야기에 사람들의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하나하나 제품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것 보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직관적으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가로 좋은 사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2000년 초 사회적 기업은 큰 주목을 받았었지만 성공적인 사례가 많지 않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최근 그 관심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사회적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선입견도 큽니다.

5~10년을 목표로 사회적 기업가로 하나의 좋은 성공적 사례를 남겨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서고 싶습니다.

◆ 김형수 이원 대표는?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화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그는 미국 웨슬리언 대학교(Wesleyan University)에서 심리학 학사와 석사를 마쳤고, MIT에서 경영학 석사를 수료했다.

MIT 경영학 석사 과정 중 시각장애인용 시계를 보고 ‘모두를 위한 디자인’에 대해 고민을 했다. 2011년 10월 모두를 위한 디자인 회사 이원을 창립하고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시계 브래들리 타임피스를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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