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어도 재계 '총수 잔혹사' 끝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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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어도 재계 '총수 잔혹사' 끝 안 보여
  • 김재훈 선임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2월 30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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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늦었슈] '박근혜 게이트' 특검 불똥, 내외 악재에 전전긍긍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허창수 GS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선임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29일 박영수 특검팀 청사로 불려 나왔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순실 조카 장시호 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총 16억2800만원을 삼성전자가 후원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면서 당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합니다.

특검팀은 대가성 여부를 집중 추궁 했는데요. 김 사장은 소환된 지 18시간이 지난 30일 새벽 겨우 조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소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부적절하게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부의 손길이 강력 작용했다는 의혹 속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작전도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상 '삼성 특검'이란 뒷말이 나올 만큼 삼성은 좌불안석 상태에 놓였습니다.

다른 재계 총수들 역시 발 뻗고 편히 잘만한 환경은 아닌데요.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보면 틀림 없습니다.

예상치 못한 폭로에 맞닥뜨릴 수 있어 재계 전반에 비상대기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대내외 악재까지 겹쳐 고민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청문장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손경식 CJ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창수 GS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이 대표적이죠.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 대응팀을 꾸리고 방어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가 진두지휘 하는 '뉴삼성'이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몸살을 앓는 형국입니다.

정몽구 회장은 최순실 사태보다 위축되고 있는 시장점유율이 신경 쓰입니다. 현대차는 국내경기 침체와 노조 파업 여파로 10월 내수 점유율 31.9%를 기록했습니다. 회사 출범 후 최악의 성적표입니다.

지난달 신형 그랜저 효과에 힘입어 34.3%로 살짝 올라섰는데요. 전반적으로 점유율이 우하향 추세에 놓였다는 분석이 증권가에 파다합니다. 그나마 10월 현대·기아차 합산 58.9% 점유율이 63.9%로 올라서 희망이 보이기는 합니다. 이 같은 수치를 어떻게 유지하고 키워나가느냐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최태원 SK 회장은 워커힐 면세점 특허권 획득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 청탁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손경식 CJ회장은 13억원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K-컬쳐밸리 사업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한 각각의 사유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여전히 불편한 관계 속에서 중국 사업이 미묘한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어 고민입니다. 롯데 소유의 경북 성주골프장이 사드 배치 예정지로 알려지면서 중국 마케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중국인 관광객의 롯데월드타워 유치도 어느 정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검 조사 결과에 따라 면세점 재승인이 취소될 수 있는 것도 신 회장 입장에서 걱정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허창수 GS회장은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전경련 해체를 가로막고 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습니다.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단체로 거듭나겠다는 게 허 회장의 입장인데요. 삼성, LG 등 핵심 회원사 탈퇴가 잇따르고 있어 구체적 계획 수립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우세합니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배임, 뇌물 혐의로 28일 고발당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한진해운이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알았을 상황에서 회사지배권 취득을 목적으로 대한항공을 통해 총 7771억 원의 자금을 한진해운에 투자한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

참여연대가 밝힌 고발 사유입니다.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주주로 있던 회사에 대한 내부거래 행위도 배임에 해당한다고 날을 세워 한동안 시끄러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계 총수들 입장에서는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저물기도 전에  더  다사다난하게 된 2017년이 새로 벌써 떠오르는 압박감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무리되는 일들 보다 마무리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어 더욱 그렇습니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과다 출혈이 발생, 후유증을 장기간 앓게 되는 재벌 총수가 나올 지 모르겠습니다. 거대 조직도 인체처럼 출혈이 심하면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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