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달 회장 '국악사랑' 임직원들 불만기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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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달 회장 '국악사랑' 임직원들 불만기류 왜?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1월 11일 0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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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늦었슈] ①업무시간 쪼개 사실상 강제…'무능' 평가 우려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임직원들의 예술감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에 국악을 접목하고 있다."

자·타칭 '국악 마니아'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식품 회장의 최근 발언입니다. 윤 회장의 국악사랑은 각별합니다. 숨은 과거가 있습니다.

크라운제과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외환위기 당시 부도를 맞았습니다. 경영자로서 고뇌의 나날을 보내던 도중 우연히 산속에서 대금소리를 접했다고 합니다. 심신의 위로를 강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입문이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2005년 해태제과 인수에 성공합니다. '국악 혼'이 윤 회장의 경영의지를 지배한 결과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윤 회장은 창신제(創新祭)라는 정기 국악공연을 만들어 10여년간 국악발전에 힘써 왔습니다. 국악명인들과 협업해 해외에도 국악을 전파하고 있다고 합니다. 재계의 '국악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국위선양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랬던 크라운-해태제과 사내 안팎에 '불만기류'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윤 회장 자신의 경험과 취미생활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 핵심입니다.

"국악을 잘 모를뿐더러 관심도 없다. 애초에 없었던 예술감성이 (국악을 배운다고) 생기겠는가. 바쁜 시간을 쪼개 어쩔 수 없이 배우고 있다. (업무가 많아서) 못하겠다고 말하면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 찍힐까 염려하는 동료들도 많다. 그래서(국악연습으로 인해 시간을 빼앗겨서)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복수의 크라운-해태제과 전·현직 직원들의 푸념입니다. 개인의 역량차를 감안하면 충분히 나올 법한 불만입니다.

사실 무엇인가를 공짜로 배운다는 측면이라면 거부할 이유는 없습니다. 게다가 조직 내 공식 연수프로그램이라면 조직원들이 반대할 명분은 입지가 좁습니다. 입사이전 충분히 사전 고지를 받은 '의무사항'일 테니까요.

앞서 언급한 반대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과 배치되는 얘기라 의아하실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왜 하필 이 시점에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일까요.

"예전과 달리 이제는 주말에 (국악을) 연습하지 않는다. 대리급 이상에 한해 평일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창이나 국악,궁중무용 등을 연습한다. 만약 업무가 바쁜 경우 상관에 보고한 뒤 불참해도 된다. 강제사항이 아니다. (국악연습을) 좋아하는 임직원들도 많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숨은 팩트'가 일부 발견 됩니다.

시기는 불분명하나 이전에는 주말에도 연습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습시간은 공연 일정에 따라 결정됩니다. 가령 월요일이나 화요일 등 주초에 무대에 오른다고 가정하면 주말 연습은 불가피합니다.

설령 주초가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호흡을 맞추기 위해 주말연습을 강행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떼창이나 군무(群舞)가 포함된 국악은 개인연습만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리기에 한계가 분명한 영역입니다.

지난 2012년 윤 회장은 회사 임직원 100명과 함께 판소리 '사철가' 떼창 무대에 올랐습니다. 연습 강도가 불철주야 상당했었다는 후문입니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약 3~4년 전부터 주말연습은 자취를 감춘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 입장에서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도 부족한 게 휴일 아니겠습니까. 평일연습이 대신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니 그나마 웃어야 할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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