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노트7부터 최순실 까지…삼성電, 안일함 타파해야
상태바
[기자수첩] 노트7부터 최순실 까지…삼성電, 안일함 타파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삼성전자 임원들이 중국 '갤럭시 C9 프로' 발표행사에서 큰절을 하고 있는 사진에 대한 논란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중국 언론들이 이를 두고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에 대한 사죄'라고 보도하자 삼성전자 측은 사죄가 아닌 '현지 유통업자들에게 표한 감사'라고 해명했다.

의도가 무엇이었든 이번 일이 갤럭시노트7 사태와 전혀 연관이 없다고 보긴 힘들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발화사건 이슈가 없었다면 굳이 행사장에서 '큰절'까지 올렸겠냐는 것.

삼성전자는 최근 이어지는 악재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보다 사태를 감추는 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갤럭시노트7 사태에서는 일부 발화사건 피해자들이 블랙컨슈머로 몰리기도 했다. 삼성전자에서 발화원인이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의 KTL(한국산업기술시험원) 보고서를 배포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여론몰이다. 이후 KTL은 국정감사에서 '배터리 눌림 현상만 봐 달라'는 삼성전자의 요청이 있었다고 실토해 상황은 급반전됐다.

삼성전자는 1차 리콜 당시에도 사고 원인으로 삼성SDI 배터리를 지목해 책임을 물어 논란을 서둘러 덮은 뒤 2차 판매를 재개하는데 바빴다.

그러나 새 제품에서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는 삼성SDI 배터리 결함만이 사고 이유가 아니었음을 의미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갤럭시노트7은 단종됐다.

비선실세 조사를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원 논란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대한승마협회의 회장사를 맡아 뒷돈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는 중이다.

최씨는 작년 8월 독일의 한 종마소의 공동대표를 앞세워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를 설립했다. 이후 1개월 만에 이 회사는 삼성전자로부터 35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가운데 10억원 이상이 정씨를 위한 명마 구입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 법무실 수석까지 대동한 출장팀을 꾸려 수차례 독일에 방문해 최씨의 사업 논의를 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또 삼성전자는 정씨가 출전하는 마장마술에 186억원 규모의 지원계획을 세운 사실도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협력사인 모나미를 시켜 독일 루돌프 자일링거 경기장을 28억원에 구입해 훈련장으로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안이 점점 심각해짐에도 삼성전자는 일체 관련 답변을 거부하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업 이미지 실추가 국내∙외적으로 지속되는 중이다. 문제의 원인부터 이후 대응상황으로 인해 불거진 문제까지 삼성전자 위기관리의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삼성그룹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10월 임시 주총에서 권오현 부회장은 "최근 발생한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일해왔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기회를 통해 안일한 의사결정구조 타파 등 개혁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