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사 이중적 태도…여전한 '가입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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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사 이중적 태도…여전한 '가입 장벽'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0월 17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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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국산차 기종인 '쏘나타'를 소유한 A씨. 사고 이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지난 여름 단순히 기종이 쏘나타라는 이유로 자동차보험 가입을 거절 당했다.

군 부사관인 B씨는 위험 직종이라는 이유로 실손의료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장교인 C씨는 가입이 가능했다.

"보험사마다 가입 기준이 달라서 혼란스럽습니다. 쉽고 빠르게 가입하랄 땐 언제고 직업에 나이, 질병 이력, 심지어 차 기종까지…. 보험 들기 참 까다롭네요."

보험사들이 사고위험률이 높다고 판단, 상품 가입을 거절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불편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등 일상 생활에서 꼭 필요한 상품에서도 이런 행태가 만연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사의 단독인수 거절 비율이 최근 3년간 폭등했다. 사고 위험률이 높다는 게 이유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기준이 제각각이다.

똑 같은 접촉사고여도 한 보험사는 인수 승인을, 다른 보험사는 인수 거절 판단을 내린 경우가 허다했다.

단독인수가 거절된 소비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공동인수 형태로 가입을 해야한다. 공동인수는 손해보험사들이 보험계약을 공동으로 인수해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일반 가입 때와 달리 기본보험료가 50% 이상 할증된다. 지난해 단독인수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는 52만원이었지만 공동인수 물건은 평균 147만원이었다.

실손의료보험도 마찬가지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영역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다.

몇몇 보험사들은 자사 손해율 관리를 위해 특정 직군을 위험직종으로 분리해 가입을 거절했다. 직업군 분류 역시 보험사간 기준이 천차만별이어서 불편을 초래한다.

이 같은 행태는 최근 보험업계에서 너도나도 내세우고 있는 간편가입 홍보 방식과 대조적이다.

손해보험사들은 각종 TV광고를 통해 "OO화재 다이렉트 홈페이지에서 가격 비교하고 간편하게 가입하세요"라는 카피를 내세우고 있다.

생명보험사들도 마찬가지로 '간편심사보험'을 속속 판매하며 경쟁 중이다. 이 상품은 기존 건강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와 고령자를 대상으로 몇 가지 심사만 통과하면 가입 가능하다.

친근한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간편 가입을 내걸던 보험사들이 반대편에서는 손해율 관리에 급급한 모습은 '촌극'이다.

올해 초 보험 슈퍼마켓 출범으로 상품 비교가 간편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가입 장벽을 높게 세우는 이상, 결국은 소비자가 진화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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