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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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9월 26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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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안전지대 아니다…괴담 반응하지 말아야"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규모 5.8 지진이 경주 시내를 강타했다. 본진이 발생한 뒤 2주간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하면서 이제는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역사상 전례 없는 사태다. 각종 루머가 생성되면서 공포감이 조성된 것은 물론이다. 이른바 '70년 주기 대지진설' '지진 전조현상' 등이 인터넷상에 게시되면서부터다.

강태섭 교수는 과거 조선왕조실록 등 사료를 증거로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근거 없는 괴담에 사로잡히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역사 기록 多"

Q. 과거 역사서에도 크고 작은 지진 기록이 남아있다는데.

== '승정원일기' 등 조선 시대 기록에는 1000회 이상의 지진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우선 세종 14년(1432년)에는 "우리나라에는 지진이 없는 해가 없고 경상도에 더욱 많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중종 13년(1518년)에는 "서울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담장과 성첩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밤새도록 노숙하며 집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는 기록도 있죠.

역사서에서 찾을 수 있는 첫 번째 지진 기록은 '삼국사기' 입니다. 서기 2년8월 고구려 유리왕 때인데요. 이때 "지진이 일어나다"라고 언급돼있습니다.

Q. 오랜 수도인 서울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 백제 시조 온조왕 때 관련 언급이 있습니다. 당시 역사서에는 "서기 27년11월 지진이 발생해 집이 기울어지고 무너졌다"는 기록이 남아있죠. 온조왕 때 백제의 근거지가 현재의 서울었던 점을 고려하면 서울도 지진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한반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한 기록이 있는 데다 한반도는 활성단층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지진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Q. 이번 경주지진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라는 분석도 있다.

== 일부 원인으로는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역사적 기록이나 지질기록을 보면 동일본 대지진이 없었더라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이었죠. 따라서 동일본 대지진은 일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SNS 괴담에 반응하지 말아야…"

Q. 몇 십년 주기로 대지진이 올 것이라는 괴담도 떠돌고 있다.

== 괴담 유포자들은 절대로 자기가 "왜 그렇게 예측했는지"에 대해선 말을 안 합니다. 그것이 '과학'과 '과학이 아닌 것'의 차이죠. 모든 예측에는 타당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괴담이 어긋나더라도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추리가 되기 때문이죠.

전문가들이 근거를 들어 괴담을 부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모르는 대상'으로부터 오는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유포자들은 단지 주목을 끌려는 목적이기 때문에 반응을 해주지 말아야 합니다.

Q. 활성단층을 조기 발견하지 못한 배경이 궁금하다.

== 그것은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 발견을 할 수 있었는데 못 한 것이 아니라, 하려고 했는데 그럴만한 '여건'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죠. 과거 3년을 바탕으로 활성단층 유무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Q. 향후 한반도 대지진 가능성을 예측한다면.

== 항간에 떠도는 규모 8.0은 지나치게 과대 평가를 한 것 같습니다. 그 정도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5.8보다 강한 지진은 없었습니다. 보통 6.5에서 7.0까지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 강태섭 교수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서 지질과학을 공부했다. 그 후 동대학원에서 지구물리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일본 국립방재과학기술연구소(NIED)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2009년부터 부경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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