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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기초 과학 발전 위해 재단 설립…세상 변화시키는 공익연구 지원할 것”

김유진 기자 yj0120yj@cstimes.com 기사 출고: 2016년 09월 19일 오전 7시 31분
   
      ▲ 서경배 과학재단 설립을 기념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질의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유진 기자] ‘천외유천’(天外有天). 눈으로 보이는 하늘 밖에도 무궁무진한 하늘이 있다는 의미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자유롭게 사고하며 연구의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시킬 수 있는 재단을 설립하겠다며 내세운 사자성어다.

서 회장이 지난 1일 개인 주식 3000억원을 출연해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했다. 국내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세상으로부터 받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결심을 내비친 서 회장의 재단 설립은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서 회장의 재단 설립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사재출연은 처음이시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사재를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사실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있는 회사의 재단이 여러개 있습니다. 전적으로 아버지께서 개인 주식을 출연해서 만든 재단들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제 자신이 성공하는데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갚기 위해서 사재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성공이라는게 자기가 노력을 해서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주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성공은 어렵습니다. 20여년간 회사를 키워오면서 많은 가치가 쌓였고 제 주식도 쌓여져 왔습니다. 그 가치가 다 어디서 온 걸까 생각해보니 다 사람의 도움으로부터 왔다고 판단했죠.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갚고자 제 방식대로, 개인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 이번 재단 설립입니다.

Q. 올해 재단을 출범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 회사 경영을 20년 맡아오면서 언젠가는 해야지 했는데 아마 나이 50살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50살을 넘어오니 고민하는 것들을 세상에 쓸모있는 것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단 설립의 성취를 보려면 적어도 2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생각에 올 하반기를 계획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시점이라는 것은 항상 지금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항상 완벽한 출발점이죠. 여러가지 이유로 이때쯤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Q. 재단 설립을 계획했을 때 기초과학 특히 생명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다면.

== 아버지(서성환 태평양화학 창업주)께서 기술과 과학에 대해 늘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며 관련된 얘기들을 많이 해주셨죠. 때문에 과학 기술의 발전이 없다면 사회 또한 발전시킬수 없다고 늘 생각해 왔습니다.

또 어렸을 때 ‘아톰’이라는 만화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그 만화를 보는게 큰 즐거움 중 하나였죠. 그리고 어려서부터 생물과목이 다른 과학보다도 재밌었고 좋아했습니다. 과학의 힘으로 회사가 또 한번 일어서기도 했죠.

Q. “소비자를 속이지 말고 소비자에게 더 큰 이익을 주라”. 아버지인 서정환 창업주의 경영철학이었다. 이번 재단설립이 맞닿은 것이 있는가.

== 물론 과학기술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또 다른 얘기를 하자면 1991년도 회사가 총파업을 하면서 망할뻔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1992년 회사가 가장 먼저 한 작업은 ‘중앙연구소’를 설립하는 일이었습니다. 가장 어려울 때 했었던 일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과학의 발전이라는 것은 이런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과학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죠. 제가 생각하는 것은 이런 분야의 새로운 과학자들이 사람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겁니다. 그런 세상에서 사람이 행복할 수 있고 또 물질적으로도 훨씬 풍요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회사가 힘들 때 과학의 힘을 통해 재기하셨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사례가 있는지.

== 1990년대였죠. 회사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돈 빌리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 물건도 너무 안팔렸죠. 거래처가서 야단맞는 것도 지겨웠습니다. 그래서 ‘강한 상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당시 약용으로 사용하던 비타민유도체 ‘레티노이익시드’를 화장품 용도로 바꾸는 기술 연구에 투자했습니다.

당시에 캡슐기술은 물론 가장 정확한 함량을 찾기 위한 연구, 공기와 닿아서 산화되지 않도록 산화를 줄일 수 있는 것도 고민하며 수백번의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1997년 아이오페를 통해 ‘레티놀2500’을 선보였고 경영난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 20년전 그때의 경험이 저에게 과학기술의 대단함을 알려준 계기입니다.

재단설립도 이와 같습니다. 1994, 1995년 준비해서 1997년 제품을 냈고 20년이 흘렀습니다. 지금 우리가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어서 10년, 20년 후에 우리가 계속 살고 있는 이땅에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노력을 안하는 것은 우리가 희망을 포기하고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죠.

꿈이라는 것은 혼자 꾸면 백일몽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같이 꾸면 현실이 됩니다.

   
 

Q. 아모레퍼시픽의 사업과 이번 재단설립의 연계성이 있는지.

== 아모레퍼시픽 사업에 대해서는 이번 재단과 관계가 없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퍼시픽의 연 예산 3%의 가까운 돈을 연구비로 쓰고 있습니다. 즉 회사는 자기 스스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연구를 하고 있죠.

반면 재단은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3000억원입니다. 3000억원이라는 금액은 이사들과 제가 재단의 ‘20년 정상 운영’을 감안해 추산한 금액입니다. 재단은 과학자 지원과 사업운영 등 1년에 150억원이 필요합니다.

Q. 3000억원의 사재 출연,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나.

== 3000억원으로 시작하지만 향후 아모레퍼시픽의 사업을 잘 꾸려나가면서 1조는 해야하지 않겠나 희망합니다. 저는 이 재단이 오래가길 원합니다. 계획은 20년이지만 50년, 100년 이어나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사업을 해서 과학의 연구가 계속될 수 있도록 출연을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10년, 20년 후에 제 뜻을 좋게 봐주시고 동참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재단설립의 벤치마킹 모델이 있는지

== 미국과 이스라엘에 정말 좋은 연구소들이 많습니다. 그 연구소 과학자들은 연구에 대해 크게 떠들지 않고 아주 장기적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죠.

대표적으로는 ‘HHMI’(Howaed Hughes Medical Institute)연구소 입니다. 국내에도 이미 많은 과학자들에게 익숙한 곳이죠. 그래서 HHMI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Q.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

== 이 재단이 세계적인 과학의 결과물을 만들기를 항상 기원합니다. 사실 그런 걸 생각 안했다면 거짓말이겠죠.

왜 젊은 과학자여야 할까요. 아이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냈을 때가 28살이었습니다. 그 다음에 상을 받는 40대가 되기까지 아이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증명하고 구체화하는데 시간이 걸렸죠.

대한민국은 국가적으로도 세상에서 인정해 주는 그런 나라입니다. 훨씬 영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영광의 순간에 저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Q. 재단에 본인 이름을 넣으셨습니다. 이름을 딴 각오가 있는지.

== 사실 이번 재단 이름을 뭘로 할 지 100가지도 더 생각해 봤습니다. 책임지고, 장기적으로 하겠다는 것을 공고하는데에 자기 이름거는 것보다 확실한게 있을까요.

빌게이츠도, 락펠러도 다 본인 이름으로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그래서 잘 안되면 자기 이름까지 꼭 실하게 되는거죠. 빠져나갈 구멍도 없이 말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내거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서경배 회장은?

故 서성환 태평양화학 창업주의 둘째아들인 서경배 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와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87년 태평양에 입사했다. 1992년 태평양제약 사장으로,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03년 대한화장품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6년 태평양과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2013년 1월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아모레퍼시픽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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