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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척결돼야

서순현 기자 camille@cstimes.com 기사 출고: 2016년 07월 11일 오전 7시 49분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13만원을 들였는데 원하는 아이템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넥슨의 슈팅게임 ‘서든어택2’를 즐기는 한 이용자가 최근 인터넷 게임 커뮤니티에 증거 스크린샷들과 함께 게시한 비판글의 서두다. 해당 게시글은 금새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성토 댓글로 가득 찼다. 게임 이용자들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얼마나 부정적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의 실제 습득확률을 공개하는 법안을 놓고 정치권, 게임업계 간 입장이 엇갈리는 사이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지난 4일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게임 내에 공개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뽑기를 하듯 결과물을 모르는 상태로 판매되는 아이템 묶음이다. 뽑기형 아이템 혹은 랜덤박스로도 불린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첫 등장부터 지금까지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례로 지난 2월에는 모바일게임 ‘삼국용팝’의 캐릭터를 얻기 위해 1200여만원, 960여만원을 쓴 이용자 2명이 게임개발사를 사기혐의로 고소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는 통상 온라인게임의 1개월 정액제 가격이 2만원 안팎, 패키지게임은 6만원 수준에 각각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으로 큰 액수다. 게임을 한다기 보다 마치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것과 유사해 보인다.

7월 현재 부분 유료 운영방식을 취하고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이 대중화되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확률형 아이템이 게임의 유일한 수익원인 경우도 많다. 게임의 부가적 요소가 아닌 필수요소로서 변질된 것이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를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1년 남짓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만 증폭되고 있다.

K-IDEA가 마련한 자율규제에는 다양한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K-IDEA 회원사가 아닌 게임사는 관련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 회원사라 하더라도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불이익도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18세 이용가 게임은 자율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율규제 이행률도 하락세다. 지난해 12월 93%를 기록했던 이행률은 점진적으로 하락해 지난 5월 88%까지 떨어졌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자율규제가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확률형 아이템 민원은 총 68건이었다. 이는 상반기 접수 민원 대비 61% 늘어난 수치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접수된 민원은 총 3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게임 내에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공개한 게임은 전체 17%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게임사들은 이에 대해 확률형 아이템의 습득 확률은 영업기밀이기 때문에 이를 법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임 시장이 정체되며 점점 힘들어지는데 추가적인 규제는 너무하다는 것.

그러나 애초에 게임의 주 수입원으로서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발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게임개발사들이 안정성만 추구하다 보니 수익성이 높은 사행성 확률형 아이템에 얽매여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게임 외적인 부분에만 집중하다 보니 장르와 형태가 비슷한 게임들이 양산되고 이는 곧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산 온라인게임과 해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국산 게임들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 없이도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를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셧다운제 등 정부 게임 규제에 대해 비판적인 게임 이용자들도 오히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국내 모바일 시장에도 ‘제2의 아타리 쇼크’가 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개정안 발의를 계기로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이 보호됨과 동시에 도박과도 같은 사행성 콘텐츠들이 게임 산업에 더 이상 뿌리내리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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