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상의 CEO 와인코칭] 바그너를 매혹시킨 '타스카 달메리타'...그 맛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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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상의 CEO 와인코칭] 바그너를 매혹시킨 '타스카 달메리타'...그 맛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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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으로 이동해볼까 합니다. 시칠리아 와인은 그리스의 지배를 받던 시절 본격 생산되기 시작했는데요.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가장 빼어난 와인을 만드는 곳 중 하나였습니다.

시칠리아에는 '빌라 타스카'라는 시칠리아 최초의 정원이자 식물원이 있는데요. 이곳에 심어진 전 세계 나무들은 장관을 선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매혹돼 찾았고 '탄호이저' '로엔그린' '니벨룽의 반지' 등으로 유명한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도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바그너는 며칠간 이 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는데요. 여기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로엔그린'입니다. 극 중 로엔그린은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된 왕자의 이름인데요. 빌라 타스카의 호수 위에 떠다니는 백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빌라 타스카를 소유한 타스카 달메리타 와이너리는 당시의 바그너를 추억하며 와인을 만들었는데요. 바그너가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한 백조의 의미를 담아 이름을 '시그너스'(Cygnus)로 지었습니다. 이는 별자리 중 백조자리를 뜻하는 용어죠.

   
  ▲ 타스카 달메리타 시그너스
   
  ▲ 바그너의 친필 악보

시그너스는 타스카 달메리타의 와인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메인 포도밭인 레갈레알리 에스테이트에서 생산한 토착품종 네로다볼라와 까베르네 소비뇽을 블렌딩해 만들었는데요. 이 포도밭은 해발고도 650m에 위치하고 칼슘과 진흙토가 풍부하게 섞인 토양으로 포도 과육의 복합미를 만들어 냅니다.

원액의 30%는 새 프렌치 오크통, 나머지 70%는 사용한 프렌치 오크통에서 14개월 간 숙성하고 이어 4개월의 병숙성까지 거쳐 야 와인을 시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타스카 달메리타 포도밭

소고기 구이에 곁들여 시그너스를 와인 잔에 따릅니다. 베리향에 커피향까지 살짝 피어오르네요.

입안을 채우는 바디감은 적당하고 탄닌이 부드럽게 혀를 매만집니다.

소고기의 감칠맛에 이어지는 와인의 풍미는 행복감, 그 한마디면 충분히 설명될 듯 싶네요.

일전 이탈리아 와인 생산자 '미켈레 끼아를로'에 대한 얘기를 들려드리면서 이탈리아 와인 명가들이 모인 단체 '그란디 마르끼'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타스카 달메리타 역시 그란디 마르끼에 속해 있습니다.

이길상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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