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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유리지갑’ 근로자만 ‘봉’ 돼…세율보다 북한 핵문제 등이 더 중요”

조선혜 기자 jsh7847@cstimes.com 기사 출고: 2016년 06월 24일 오후 2시 28분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법인세 인상 이슈가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법인세율을 올리겠다며 법안 개정에 나선 것.

법인 이득은 최종적으로 임금, 배당 등을 통해 가계로 귀속되는 만큼, 세율을 높이면 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져 경제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하위 계층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이 같은 ‘낙수효과 이론’이 최근 힘을 잃으면서, 세법 개정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세무학과 안창남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 “법인세 그대로, 소득세율은 상승…기준 낮춰 실질적 증세”

Q.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득세수가 지난 2012년 이후 급증 중이다.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세부담이 늘었다는 것인데, 증가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 우리나라의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1486조원입니다. 그 중 자영사업자가 납부하는 종합소득세, 근로자가 납부하는 근로소득세의 합계액 비중이 2.48%인데, 2010년도에는 2.0% 정도 불과했습니다. 계속해서 상승세로 가고 있고, 계속 상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면 법인세 세수는 2011년엔 44조원, 2013년엔 43조원, 2014년엔 42조원 약 2.8% 정도입니다. 즉 근로자와 자영업자가 내는 세금의 비중은 올라가지만 법인세는 안 올라간다는 얘기죠. 그만큼 법인세가 세수가 증가될 여력이 있지만 부자 감세, 법인세 인하 등으로 세금부담이 적은 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Q. GDP대비 소득세 비중 2.48%.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 기본적으로 재정은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맞아야 되지 않습니까? 즉 복지 지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정 수입도 많아야 하죠. 그러나 누가 부담해야 할 것인가는 문제이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근로자나 자영업자들의 세금 부담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과 박근혜 정부를 비교해 볼 때, 법인세 비중은 전체 세수에서 약 25%로 일정합니다만, 소득세는 26%에서 31%로 올라갔습니다. 결국 ‘유리지갑’이라 불리는 근로자만 ‘봉’된 셈이죠.

Q. 2012년 이후 소득세 비중이 계속 상승한 이유는 무엇인가.

== 첫 번째 이유는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의 노력이 세수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종전에는 과세 밖에 없었는데, 현 정부 들어 지하경제 양성화 사업이 어느 정도 결실을 본 것입니다. 두 번째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종전 3억원에서부터 적용했는데 이것을 1억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 실질적 증세가 이뤄졌죠. 반대로 법인세는 그대로고요.

Q. 현실적으로 가능한 법인세 인상률은 어느 정도로 보는지.

== 우리나라 명목세율은 법인소득이 200억원 이상일 경우 최고 세율을 22%로 합니다. 이명박 정부 때는 25%였거든요. 최소한 명목세율은 25%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명목세율만큼 중요한 건 ‘실효세율’입니다. 세법에서는 각종 비과세와 감면이 있거든요. 법인도 소득이 있으면 비과세되는 소득도 있고,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서 여러 가지 감면되는 소득이 있습니다. 그것을 감안할 때 세율이 실효세율입니다.

우리나라 실효세율은 국회에서 발표한 것을 근거하면 14% 정도입니다. 일본은 28%입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10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냈을 경우 한국에서는 140억, 일본에서는 280억이거든요.

명목세율만 가지고도 정부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기준으로 낮지만, 너무 낮은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이것은 통계를 잘못 본 것입니다.

Q. 무역경쟁국인 싱가포르나 홍콩에 비해서는 세율이 높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 우리나라가 상대하고 있는 국가는 선진7개국(G7.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국가이지 않습니까? 그 나라의 명목세율은 30%가 넘습니다. 이건 어디를 보느냐의 문제겠죠.

정부가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를 보자는 것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좀 더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인이 돈을 쌓아놓고 있잖아요. 법인세가 높아서 쌓아 놓는 게 아닙니다. 법인은 기본적으로 돈만 되면 지옥이라도 가는 사람들 아닙니까.

Q.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보고서를 발표, 법인세율을 25%로 인상하면 외국인직접투자(FDI) 순유출액이 약 29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세금이 올라간 만큼 자국에서 그 세액을 공제해줍니다. 실제 정책을 시행해보지도 않았는데, 무책임한 얘기죠. 한국에서의 투자가 되고 안 되고는 세율보다 북한 핵 문제 이런 것들이 더 문제가 됩니다.

Q.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왜 실효성이 없다고 보는지.

== 법인에게 돈을 쌓아놓고 있지 말라고, 아니면 세금으로 거두겠다고 하지만 억지입니다. 투자를 했다 실패하면 정부가 물어줄 것입니까? 투자 결정은 법인이 하고, 주주총회의 몫이지 않습니까? 억지로 하지 말고, 심플하게 세법 체계를 만들자. 명목세율을 25%로 올리자.

그 대신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를 살릴 수 있는 좋은 기술에 대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면, 과감하게 세금감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하지 않고, 명목세율도 낮추고 이러면 재정적자가 심화돼 그리스 꼴 나는 건 머지 않은 장래라고 생각합니다

◆ “기분 좋게 세금 낼 수 있는 방법도 많아”

Q. 법인세 인상, 시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 대안으로 현행 법 체계에서 자영업자와 근로업자의 세부담을 줄이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이 내는 세금을 줄이자고는 말 못할 겁니다. 우리나라 재정적자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이 기분 좋게 낼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기부문화가 선진국에 비해 열악합니다. 기부금을 많이 낼수록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제도의 보완이 필요합니다.

납세자들이 기부금을 내지 않는다면, 정부가 예산으로 그 일을 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럼 납세자들이 자기 돈으로 하는 것이나, 정부가 세금을 거둬 예산으로 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기부하는 사람도 기분 좋고, 세금 내는 사람도 기분 좋지 않겠습니까?

또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거나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과감하게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공제기준이 1인당 150만원인데 배우자 공제 150만원을 해주잖아요? 아마 배우자에게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갈 겁니다.

갖춰져 있는 시스템에서 자영사업자나 근로자가 세금을 내니 이만큼 혜택이 온다, 삶의 질이 올라간다, 이렇게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면 납부자도 소득세를 낼 때 만족감과 보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법인세 증세는 반드시 필요하겠죠.

Q. 선진국에서는 기부금 공제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 미국의 경우 기부금의 50%를 공제해줍니다. 우리나라는 기부를 하면, 모든 기부금을 비용으로 공제해주는 것이 아니고 법정기부금, 종교기부금 등 일부에 한해서만 공제됩니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고요. 유럽은 공제되는 기부금으로 인정해주는 범위가 우리보다 훨씬 넓다고 보면 됩니다.

Q. 장애인과 그 배우자에 대한 공제는 얼마나 상향해야 한다고 보는지.

== 현재 장애인에 대한 세액공제는 150만원에 플러스 알파 수준입니다.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장애는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세금으로, 또 다른 복지차원에서 공제를 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장애인 1인당 500만원, 배우자 500만원 수준으로 상향하면 실질적인 혜택이 될 수 있습니다.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프랑스 파리 제2대학(소르본느)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7년부터 1997년까지 국세청에서 근무했다. 한국세무사회, 대한상공회의소 재정경제부 연구위원, 사법고시·세무사 등 국가고시 출제위원, 월드텍스(World Tax) 연구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고려대 법대 대학원,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경희대 법대 대학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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