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경 듀오 결혼정보회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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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듀오 결혼정보회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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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 연령 증가, 결혼의 '사회적 인식'을 바꾼다
   
 

[컨슈머타임스 김유진 기자] 통계 역사가 시작된 이래 초혼 나이가 역대 최고를 갱신했다. 여성 나이는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통계청에서 최근 발간한 '혼인·이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자 초혼 평균 연령은 평균 30.0세를 기록했다.

이는 2년전 29.8세보다 0.2세 더 상승하고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한 결과다. 남자의 초혼 평균 연령도 점점 올라 지난해 32.6세를 기록했다.

이 같이 결혼 나이가 늦어지는 이유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국내 대표 결혼정보 회사 듀오의 박수경 대표에게 '대한민국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대한민국 초혼연령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배경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통계청이 조사한 평균 초혼연령 따르면 2015년 남성은 32.6세, 여성은 30.0세다. 20년 전 결과(1995년 남 28.4세, 여 25.3세)보다 남성이 4.2세, 여성이 4.7세 높아졌다. 요즘은 20대 후반의 혼인을 적령기라고 여기는 사람보다 '빠르다'고 느끼는 이들이 더 많다.

그 배경 중 하나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있다.

이제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다. 혼인이 가져올 변화 등을 고려해 연령에 얽매이지 않고 적절한 시기를 결정하는 반면, 비혼을 자처하는 이들도 있다. 삶의 가치관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기 쉽지만 취업 걱정, 결혼 비용 및 주택 마련 비용에 대한 부담,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 자립결혼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Q. "결혼은 무조건 일찍할 수록 좋다"는 말이 있는데. 

== 가장 큰 장점으로는 경험을 꼽을 수 있다. 사회 생활을 오래한 만큼 직·간접 경험이 풍부하다. 사람을 만나는 일, 문제에 대한 대처 등 아무래도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는 능숙할 수 밖에 없다. 대부분 어린 사람에 비해 안목과 경제적 여유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인연을 만나려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를 잘 아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 또한 시간이 가져다 준 다양한 경험으로 명확한 편이다. 문제는 이 명확함이 굳어져 조율이 좀 더 어렵다는 측면이다. 삶의 가치관이 분명하고 자신을 잘 아는 상태에서 혼인한 경우, 결혼 후 겪는 작은 문제에도 흔들리지 않고 만족도는 높다.

Q.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 

== 인연을 만나는 일은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연령에 따라 만날 수 있는 대상의 폭이 달라진다. 이것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미혼남녀가 찾는 대상이 그러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또래를 찾던 20~30대 초반 남성들이 30대 후반이 넘어가면 5~6세 이상 어린 여성을 선호한다. 여성은 다수가 비슷한 연령대에서 짝을 찾고 싶어하는데, 이러한 매칭 불균형 때문에 인연을 찾기 힘든 경우가 생겨난다.

출산을 고려한다면 늦은 결혼은 힘들 수 있다. 생물학적인 부분과 체력(신체 나이) 등을 고려했을 때 그러하다. 아이를 키우며 더없는 행복을 느끼지만, 상상 이상으로 양육을 고되며 한국에서 '자녀'와 '부모'간의 독립은 꽤 오래 걸릴 수 있다.

Q. 초혼이 늦어지는 사회분위기에 따라 결혼정보회사의 사업방향도 달라질 것 같다.

== 이유 없이 결혼을 미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노력하며 지나 온 시간을 보상받고 싶어서 일까? 결혼을 늦게 결심했을 때에는 그만큼 빈틈 없이 까다롭게 상대를 찾는다.

만혼이라고 해서 혼인에 대한 기대와 사랑의 모습이 다른 건 아니다. 따라서 사업 방향의 변화보다는 깐깐한 고객을 만족시키고자 좋은 정보를 보다 많이, 투명하게 제공하고 이에 신뢰도를 높이려 노력한다.

Q. 청년들의 취업이 늦어짐에 따라 결혼도 늦어진다는 분석이 있다.

== 매우 큰 영향이 있다.

취업은 곧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아무것도 모르고 때가 돼서 결혼하는 시대가 아니다. 준비를 통해 어느 정도 갖춘 상태에서 혼인을 하고 싶어한다. 이에 경제적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높은 결혼 비용, 주택 마련 문제 등 직장이 있더라도 당장 부모 도움 없이는 혼인하기 힘든 환경이라 더욱 그러하다.

   
 

Q. 현재 결혼적령기 청년들을 연애, 결혼, 출산에 이어 인간관계, 집 등을 포기한다는 'n포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청년들이 많아지려면 어떤 해법을 모색할 수 있을까?

== 청년들이 포기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부분이 크다. 늦어진 사회진출, 결혼 비용, 육아 및 자녀 교육 비용 부담을 문제로 많이 꼽는다.

청년층의 경제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족'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움직이는 원동력임을 인지하고, 건강한 가족이야말로 국가와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행복한 결혼을 장려하는 듀오의 사회적 책임도 막중하다.

청년층의 인식 변화를 도모하는 활동도 필요하다. 이에 어른들이 의미 있는 조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남녀 대부분이 어느 수준 이상의 돈을 모았거나, 사회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때 혼인을 하고 싶어한다. 결혼 후 고생하느니, 혼자 살겠다는 의지도 내비친다.

'결혼=인생의 무덤'이라는 연결고리를 부모인 우리 기성세대가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결혼도 구직과 마찬가지로 전 연령대에서 평생을 두고 하는 고민이다. 구직에 대해서는 어려서부터 많은 준비를 하지만 결혼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행복한 결혼에 있어 비용 마련이 전부가 아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인생플랜을 세워나갈까 하는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Q. 미래 한국 결혼시장은 어떻게 성장할 거라 예상하는지.

== 비혼, 만혼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결혼 선택에 제한을 받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불균형이 지속되고 원하는 결혼 상대를 찾기가 어렵다면 정보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많은 미혼남녀가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며 결혼정보회사를 찾는다.

요즘 젊은이들은 방대한 정보를 소화하며 취해 온 정보화 세대다. 인륜지대사, 결혼도 더 좋은 정보를 얻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결혼정보회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고 커질 것이라 예측한다.

또 혼외 출산을 용인하기 힘든 사회 문화적 특성상, 혼인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중요한 열쇠다. 젊은 남녀의 결혼 장려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 역시 기대하고 있다.

Q. 결혼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 결혼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오랜 시간 함께할 것을 약속하는 매우 중하고 어려운 일이다. 인륜지대사라는 표현도 거기에서 나왔다. 삶을 좌우할 정도로 중대한 일을 시작부터 완벽히 해내기는 힘들다.

즉, 모든 것을 갖춰 결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있을까 말까 한 완벽한 짝, 완벽한 결혼, 완벽한 인생을 꿈꾸며 소중한 시간을 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삶에 모든 것이 불완전하기에 우리는 매 순간 노력하고, 그만큼의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며 사는 것이다.

배우자를 찾는 것도 그렇다.

다름을 맞춰 나아가는 재미, 완벽하진 않지만 그 비슷한 삶을 같이 즐겁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 삶이란 길을 걸을 때 무엇을 지니고 갈지 보다 어떤 사람과 함께 걸어 갈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인생은 혼자이기보다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낫다고 생각한다. 슬픔은 반이 되고, 기쁨은 배가 되는 더불어 사는 장점을 결혼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나의 가정을 만든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그것이야 말로 인류의 역사가 말해주는 가장 위대한 일이 아니던가. 부수적인 가치에 눈이 흐려져 본질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성공하는 것에는 때가 없지만, 결혼에는 때가 있다.

◆ 박수경 듀오 대표는?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소비자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아모레퍼시픽 상무를 역임한 뒤 2014년부터 결혼정보회사 듀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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