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가 비자카드 캐시카우?"…韓소비자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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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가 비자카드 캐시카우?"…韓소비자 뿔났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6월 16일 1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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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현대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신용카드. 우측 하단에는 선명한 파란색의 비자(VISA) 로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비자카드는 전 세계 점유율 50%의 1위 카드사다.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카드와 계약을 맺고 해외 결제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들어 카드사들이 '마스터카드' '유니온페이'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비자카드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그러다 보니 비자카드와 국내 카드사들 사이엔 묘한 '갑을 관계'가 형성돼있다. 비자카드가 일방적으로 수수료 상향 방침을 통보하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비자카드는 올 10월부터 한국 소비자들에 한해 해외 이용 수수료를 10%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수수료는 현행 1.0%에서 1.1%로 높아진다.

소비자들의 공분을 산 부분은 동북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수수료만 손을 봤다는 점이다. 중국과 일본에 대해선 현행 수수료를 유지하기로 했다.

비자카드는 국내 카드사에 대한 해외 사용 분담금과 해외 승인 정산 수수료 등 인상도 진행하기로 했다. 수익성 악화로 신음하는 카드사들의 부담이 증가하게 됐다.

국내 전업계 카드사 8곳은 빠르면 이번 주 내로 공동명의의 항의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통보에 항의하는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의 공동대응에도 불구, 비자카드가 수수료 인상 철회카드를 쉽사리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국내 신용카드 이용비율이 외국에 비해 현저히 높기 때문이다. 국내 신용카드 사용률은 73%로 전세계 최상위권이다. 이웃나라 중국(55%), 일본(17%)과 비교해도 현저히 높다.

실제로 비자카드를 비롯한 국제카드사들은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해외 이용 수수료 인상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왔다.

앞서 비자카드는 지난 2009년에도 해외 이용 수수료를 20% 인상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방침을 철회했다.

2012년에는 JCB가 수수료를 부과하려다 소비자 반발로 실패에 그쳤다.

비자, 마스터, 아멕스 등 국제카드사들이 한국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는 2000억원에 육박한다. 그 규모는 매년 팽창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게 한국 시장은 '캐시카우'인 셈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여행∙직구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해외 이용액 급증세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국제카드사들의 입맛을 돋구는 대목이다.

'갑의 횡포'에서 탈피, 국내 소비자들의 권익 보호와 카드사들의 이익 창출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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