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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로 날린 ‘살(煞)’ 롯데에서 끝내야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기사 출고: 2016년 06월 14일 오전 7시 33분
   
 

공전의 히트를 기록중인 영화 ‘곡성(哭聲)’.

용하다고 소문난 무당 일광(황정민 분)은 ‘살(煞)’을 날린다. 마음에 들지 않는 누군가의 숨통을 끊기 위함이다. 자비란 없다. 어지간해서는 실수도 없다. 어두운 숙명이다.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의 심장을 검찰이 날린 살이 관통하기 직전이다.

롯데가 그야말로 ‘풍비박산’ 났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직접 겨냥한 검찰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부터다.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리액수도 상세히 거론되고 있다. 검찰의 공세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섭다. 롯데 측의 조직적인 증거 은폐·인멸 시도가 신경을 건드렸다고 한다. 그런 ‘먼지떨이’가 이제 막 작동됐다는 점은 롯데 입장에서 공포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나란히 구속될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 소진세·황각규 사장 등 ‘가신그룹’ 줄소환은 초재기에 들어갔다. 신동빈 회장의 최 측근으로 꼽히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이미 구속됐다.

사실상 그룹 전체가 마비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음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과거 롯데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었던 기업들이 재조명되면서다. 삼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8년 비자금 의혹 ‘흑역사’가 롯데와 정면으로 비교되고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의 ‘오른팔’로 통했던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인원 부회장은 실제 대내·외적 역할 면에서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를 돌이켜 향후 벌어질 시나리오를 가늠할 수 있다는 투다.

근원적으로 접근했을 경우 온도차가 크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핵심은 이전 정부에서 정·관계를 광범위하게 넘나든 것으로 의심되는 롯데의 문어발식 로비 흔적이다.

국세청이 압수수색을 당한 게 이를 꿰뚫는 결정적인 장면이란 분석이다.

이전 정부 소관 하에 검토·실행 됐던 롯데 관련 사안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추측이다. 검찰은 롯데 세무자료를 무려 7년치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지’가 안 나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의 분량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일성인 ‘원칙’을 감안했을 때 롯데가 ‘본보기’로 걸렸다는 후문이 힘을 받는다. 삼성 등 일부 대기업들의 ‘과거’와는 비교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의미다.

“이번 롯데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국부유출 논란도 가십거리다. 그건 어차피 (검찰에서) 조사에 착수 했으니 어떤 결과가 나오지 않겠는가. 그런 과정에서 우리나라 산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웃음거리가 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기업들은 다 그런 줄(불법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줄)로 인식할 수도 있다. 경제논리가 정치논리를 압도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국격훼손과 다르지 않다. 다른 기업들의 이름이 (조사 과정에서) 거명되는 것 자체가 그 연장선장이다.”

재계 관계자의 통탄이다. 얘기치 않게 다른 기업들의 신인도에 불똥이 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구조조정이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시점이라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롯데에 대한 검찰 조사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될 혹시 모를 부작용을 범 사회적 차원에서 경계해야 한다. 롯데로 시작해 롯데에서 끝나는 시나리오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기다. 

입은 닫고 귀는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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