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죄 없는' 네이처리퍼블릭 직원들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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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죄 없는' 네이처리퍼블릭 직원들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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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유진 기자] "(정운호) 대표님 사건이요? 확실히 매출에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매달 정기세일을 하는데 이번 달은 유난히 고객 방문이 줄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정운호) 대표님 얘기를 쑥덕거리는 것도 여러 번 들었어요."

서울 강북 지역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직원의 푸념이다. '50% 세일'을 내걸고 있음에도 손님이라고는 기자뿐이었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잇단 구설에 오르면서 소속 직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매장 점주들은 물론 일개 직원들의 생활도 송두리째 뒤흔들리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오너 리스크' 여파다.

도덕성은 특히 오너의 위치에 있는 인사들에게 강조된다. 단순 개인 이력에 흠집이 나는 범위를 넘어 직원이나 협력업체 같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직·간접적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전적 손실이 대표적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장외시장 주가는 실제 급전 직하하고 있다. 사상최고가인 17만원 선까지 거래되던 네이처리퍼블릭의 주가는 어느새 5만원 선에서 허덕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었던 터라 뼈아프다.

경쟁사인 잇츠스킨과 토니모리는 지난해 상장에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유동성 경색이 예상되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전망은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기업 존재의 근간인 자금력에 심각한 수준의 균열이 이미 시작됐다는 얘기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반 네이처리퍼블릭' 정서가 꿈틀대면서 매출액 추락을 야기하는 '이중고' 상황이 실시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네이처리퍼블릭이 쌓아왔던 제품 품질 신뢰마저 급속히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품질의 화장품도 저렴할 수 있다'는 '친소비자' 정책이 하루 아침에 거꾸러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운호 대표 개인이 아닌 임직원들 전체가 합심한 결과물이라는 측면에서 사실상 '사회적 낭비'로도 해석되고 있다. 절대 다수가 한 개인의 오판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환경에 내몰린 것이어서,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잘잘못을 떠나 쌓여가는 재고품을 보면 마음이 아프죠. 오랫동안 공을 들여 개발한 제품들인데 흡사 (제품까지도) 불량한 것으로 이미지가 바뀌고 있는 것 같아 한숨만 나옵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제품 자체로만 봐 줬으면 좋겠어요."

네이처리퍼블릭을 억지로 찾을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찾던 네이처리퍼블릭에 억지로 발을 끊을 이유도 없다는 '감정적 호소'가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합리적 판단을 전제로 깔고 있던 일상 소비패턴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건전했던 기업이 멍드는 상황은 사회·국가적 손실임에 틀림 없다.

'개인사'는 냉철하게 바라보되, 다수의 피해는 경계하는 면밀한 소비 태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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