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원의 볼록렌즈] 선거전망 '완패'·'북풍 나팔수', 주류 언론들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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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의 볼록렌즈] 선거전망 '완패'·'북풍 나팔수', 주류 언론들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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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윤광원 기자] 4·13 총선의 패배자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 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주류 언론도 예외일 수 없다.

언론들은 새누리의 참패와 야권의 약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도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모두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예상하고 이를 전제로 보도했다. 독자들에게 전혀 맞지 않는 정보를 제공한 것이며, 사실상 여당을 도와준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거꾸로 야당을 도와준 꼴이 됐다. 국민들의 '거여' 견제심리가 발동한 덕분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주류 언론들은 부정확한 여론조사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들의 책임과 무능함은 애써 감추려 하고 있다. 여당의 대승을 예상한 매체일수록 여론조사에 대한 비판기사가 많이 나오는 배경이다.

집전화에만 의존하는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그들이라고 몰랐을 리 없다.

휴대전화 조사결과를 감안한 안심번호 조사에선 새누리당이 과반에 미달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모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친여 보수언론들은 여당의 승리를 돕기 위해 일부러 과반이 위험하다고 떠들어댔고, 친야 진보언론들은 야당을 돕기 위해 거대 여당 탄생이 임박했다고 엄살을 떨었다.

보수 언론이든 진보 언론이든, '주류 언론' 모두 비판받아야 하는 이유다.

그 뿐만이 아니다. 

주류 언론들은 정권의 북풍(北風) 시도에 '나팔수' 노릇을 자처했다. 

중국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은 선거 후에 발표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하필 사전투표 첫날에 이를 발표했다. 의도가 뻔한 데, 주류 언론들은 사전투표 둘째날 신문 1면 톱을 이 기사와 사진으로 도배질했다.

투표일에 선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게다가 그들은 발각 위험이 지극히 높은 집단탈북을 해서 동남아를 돌아 한국으로 오는 데 며칠 걸리지도 않았다. 열악한 근무조건의 북한식당에서 일했고 생사의 기로를 넘나드는 탈북과정을 거쳤다는 그녀들의 옷차림은 세련되다 못해 '명품' 수준이다.

국가정보원의 '냄새'가 나는 대목이다.

그들의 얼굴을 신문에 싣는 것은 그들을 위험 속에 몰아넣는 것임을 모를 바 없는 데도 언론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언론윤리강령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일부 보수 신문들은 한술 더 떠, 선거 하루전에 그녀들의 패션에 대한 심층 분석기사까지 실었다. 일종의 '황색 저널리즘'이다.

통일부가 1년전의 북한 대좌 탈북을 총선 이틀전에 발표하고서야 일부 언론이 정신을 차리고 북풍을 경계하기 시작했지만, 보수 언론들은 '펌프질'을 멈추지 않았다.

주류 언론들은 또 여야의 많은 공약들 중 유독 새누리당의 양적완화에 대해서만 집중 보도했다. 특히 보수언론들은 대놓고 이를 적극 검토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노골적인 여당 '밀어주기'다.

이쯤 되면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고, 새누리당이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다고 비판할 자격이 없다.

선거가 끝난 지 벌써 열흘 넘게 지났지만 언론계 어디에서도 반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주류 언론들은 국민과 독자들 앞에 '공개 사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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