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지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장
상태바
기민지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장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3월 21일 07시 46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봄철 음주·졸음운전 빈번…자연재해 보험 가입률 제고해야"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겨울 추위도 샘내지 못할 완연한 봄이 도래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맘때 운전자들은 더욱 신경 쓸 것들이 많다. '춘곤증'과 '황사' 등 단골 불청객이 방문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따른 사고 건수와 유형, 운전자 행태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안전운행' 지침서를 제공한다.

지난 2014년부터 연구소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기민지 소장은 교통∙기후뿐 아니라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캠페인 등 다양한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봄철 운전자 유의사항부터 일상 속 교통사고 방지법, 향후 국내 재해보험 시장 전망까지 기 소장의 견해를 들어봤다.

◆ "기후∙교통환경 분석에서 은퇴시장 연구까지"

Q.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올해로 설립 9년을 맞았다. 연구소의 핵심 업무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한다면.

==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크게 기후환경, 교통안전, 금융보험 영역에 대한 연구를 수행합니다. 기후환경영역은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와 환경규제의 변화를, 교통안전영역은 교통환경 변화와 미래교통, 사고감소 등에 대해 연구합니다. 금융보험 영역은 고령화와 은퇴시장, 보험, 마케팅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합니다.

Q. '문콕' 등 참신한 연구 과제를 선정해 온 점이 눈에 띈다. 선정 기준이 궁금한데.

== 우선 일상생활에서 자주 일어나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들을 시기∙장소별로 구분합니다. 그 위험의 근본적인 원인과 위험에 따르는 사고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대상으로 과제를 선정합니다. 기존에 연구됐던 내용들 중에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추가적으로 연구해야 할 주제들이 발견됩니다.

Q.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다 보면 애로사항도 발생할 것 같다.

== 연구계획에 따라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게 되는데, 연구방향이나 내용이 수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기존 자료들이 쓸모 없게 되고 수정된 사항에 따라 새로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또 원하는 자료가 없어 생성해야 하거나 분석결과가 잘 도출되지 않는 경우는 연구기간이 길어지거나, 도중에 연구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Q. '팀워크'가 중요해 보인다. 업무 프로세스를 간략히 설명한다면.

== 연구주제에 대해 방향을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초기 과정부터 팀원들끼리의 의견교환이 이뤄집니다. 연구진행 과정에서는 자료구득이나 분석방법에 대해 최대한 팀내 의견을 수렴합니다. 본사 업무부서와도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죠. 사내 업무개선과제는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연구소는 어린이 교통안전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열린 '제6회 어린이 교통안전 음악대회'.

◆ "봄철 음주 교통사고 빈번…재해보험 시장 발전해야"

Q. 연구소가 어린이 교통안전에 앞장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어린이는 '움직이는 신호등'이라고 합니다. 신체적으로 어른보다 약한 어린이들에게는 작은 사고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죠. 운전자로서 기초적인 안전사항만 준수하더라도 많은 어린이 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반드시 서행하고, 시야를 가려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불법주차는 해서는 안됩니다. 통학차량인 경우에는 승하차 때 지켜야 할 안전조치를 다했는지 매번 점검해야 합니다. 어린이와 동반하는 보호자는 차내에서 안전벨트나 카시트가 정확히 착용됐는지 운행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보행 중에는 어린이의 손을 잡고, 차량이 진행하는 도로에서 먼 쪽으로 걷게 해야 합니다.

Q. '춘분'이 지났다. 봄철에 운전자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 봄철에는 졸음운전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춘곤증에 의한 것이죠. 사고구성비로 보면 봄철 졸음운전 사고는 27.9%로 겨울철(18.3%) 대비 9.6%포인트 높습니다. 시간대로 보면 오후 2~4시에 졸음운전 사고의 39.5%가 집중돼 있습니다.

음주교통사고가 다른 계절에 비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봄철 음주교통사고 비율은 28.1%로 겨울철보다 4.9%포인트 높습니다. 여기에 봄 행락시즌과 학생들의 수학여행 시즌이 맞물려 전체 전세버스 사고의 36.5%가 봄철에 발생합니다. 이런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식후 차량운전을 가급적 피하고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물론 음주운전은 절대 금지사항이죠.

Q. 미세먼지나 황사 등 기후 문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 피해사례도 증가하는 추세인지.

==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달은 낮은 달에 비해 호흡기질환 진료로 인한 보험청구가 21% 증가합니다.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쳐 호흡기질환 환자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증상도 악화시켜 진료 기간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특히 최근 들어 중금속 함량이 높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빈발하면서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황사 등의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부활동을 자제해야 합니다. 부득이 외출하게 될 때는 황사마스크를 착용하면 미세먼지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습니다. 물을 자주 드시고 미역, 생강, 배 등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Q. 우리나라는 아직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 불감증'이 만연하다는 지적이 있다.

== 기후변화에 따라 태풍, 폭풍, 홍수 등 자연재해의 빈도가 증가되고 있지만 자연재해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상품의 가입률은 낮은 편입니다. 특히 주택, 상가, 소규모 공장 등 가계성 물건의 보험가입 물건 중 풍수재 담보율이 매우 낮습니다. 주택의 경우 아파트 등 단체물건 위주로 보험이 가입돼 있어 자연재해 발생시 중∙저소득층일수록 심각한 재정적 위험에 노출됩니다.

Q. 향후 국내 재해보험 시장 성장성에 대해 예측한다면.

== 현재 자연재해를 담보하는 대표적인 보험상품은 국가 정책성 보험상품인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양식수산물재해보험, 풍수해보험 등이 있습니다. 민간 보험상품으로는 화재보험, 재산종합보험, 건설공사보험 등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자연재해 보험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상되지만, 그에 앞서 자연재해 위험 담보 보험상품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보험사와 정부 정책성보험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우선 민영보험의 경우 재해 발생때 최저 생계비, 영업재개 비용 등 비용담보를 추가하고 재물 손실 비용, 상해, 배상책임 등 종합보험 형태의 상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정부 정책성보험의 경우 실질적 재해복구를 지원하는 합리적인 상품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조건부 의무화를 통한 가입대상 확대와 함께 대형 재해 발생에 대비할 수 있는 재정 안정 확보 또한 필요합니다.

◆ 기민지 교통기후환경연구소장은?

지난 1994년 현대해상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본사 홍보부장을 역임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지난 2014년부터 교통기후환경연구소장으로 재임, 연구소를 통솔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